행복의 정원/애송시

나는 잊고저 - 한용운

풍월 사선암 2008. 7. 14. 18:27

[문밖에 있는그대(연주)]

  

나는 잊고저 -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져 합니다


잊고져 할수록 생각히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히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지도 말고 생각도 말아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 ~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져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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