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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선정 2006 10대 뉴스 [국제]

풍월 사선암 2006. 12. 31. 09:33

 

1. 美 중간선거 민주당 압승

11월 7일 실시된 미 연방의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 12년 만에 상·하원 과반수를 장악했다. 민주당은 전국 주지사 선거에서도 과반을 차지했다. 반(反)이라크전 분위기가 전국을 휩쓸었고, 이런 여론에 밀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선거 다음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대사도 물러나며 ‘네오콘’의 입지는 크게 약화됐다. 민주당은 내년 초부터 현 정부의 실정(失政)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청문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2. 에너지 전쟁 개막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생존을 건 에너지 확보전이 펼쳐졌다. 경제성장으로 에너지 소비가 폭증한 중국은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의 막대한 에너지자원을 겨냥해 외교 총력전을 벌였다. 미국은 아프리카와 카스피해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에너지 지배력 방어에 주력했다. 러시아는 연초부터 유럽과 인근 CIS(독립국가연합)로 나가는 가스 가격과 파이프를 통제해, 에너지 패권국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일본 등이 가세하면서 국제 질서가 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되는 새 양상을 보였다.

 

 

3. Web 2.0과 UCC 열풍

웹 2.0과 UCC(User Created Contents·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의 새 물결이 사이버공간을 점령했다. 개방·참여·공유를 슬로건으로 내건 웹 2.0 정신이 인터넷을 휩쓸었고, UCC 사이트들은 미디어독점을 무너뜨렸다. 대표적인 UCC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닷컴은 1위 포털 야후를 추월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는 타임지 올해의 최고 발명품으로 선정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니다가 16억5000만달러에 구글에 매각됐다.

 

 

4. 日 고이즈미 퇴임, 아베 시대 개막

일본에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믹시가 돌풍을 일으켰다. 일본에서 전후 세 번째 장기 정권을 기록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물러나고, 9월 26일 아베 신조 총리가 2차 대전 이후 출생으론 첫 총리에 취임했다. 아베 총리는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를 위해 헌법개정을 약속했고, 이미 ‘애국심 교육’과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교육 기본법 개정을 이뤄냈다. 취임 직후 고이즈미 총리 시대에 관계가 악화된 중국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5. 중남미 좌파 정권 확산

올해 중남미는 12개 나라에서 대선(大選)을 치러 8개국에서 ‘좌파’ 혹은 ‘중도좌파’ 지도자가 선출됐다. 작년 말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에 이어 올해 말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까지 이어진 급진좌파 돌풍은 거셌다. 하지만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는 우파 펠리페 칼데론과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브라질과 칠레에서는 중도좌파 룰라 다 실바와 미첼 바첼렛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대세는 ‘실용·온건’ 노선이었다.

 

 

 

6. 다우지수 연일 신기록… 세계경제 호황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 잣대인 다우지수가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1만2000선을 돌파했다. 우량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2000년 IT(정보통신) 버블 당시의 최고점을 뛰어넘었다. 월스트리트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지만 고용과 물가 사정이 좋다며 미국 경제를 낙관한다. 오랫동안 경기 침체를 겪었던 유럽과 일본도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7. 지구촌 핵개발 논란 가열

이란은 1월 핵 시설의 봉인을 제거하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재개했다. “평화적 핵 에너지 이용”이라고 주장했지만, ‘핵 개발용’이라는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에 맞서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은 3월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한 인도와 핵 지원 협정을 체결, NPT 미가입국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스라엘 총리는 핵 보유 인정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고, 걸프협력협의회(GCC)도 공동 핵개발 연구계획을 발표해 시비가 일었다.

 

 

8. 무하마드 풍자만화 논란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그림과 말로 충돌을 거듭했다. 이슬람권은 연초부터 폭탄 모양 터번을 두른 모습의 이슬람 예언자 무하마드 풍자만화의 잇단 유럽 신문 게재로 인해 끓어올랐다. 전 세계 무슬림들은 “신성 모독”이라고 서방을 비난했고,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그러나 유럽의 정부·언론은 “표현의 자유”라며 맞섰다. 9월에는 교황이 독일 방문 시 이슬람을 폭력과 연결시킨 옛 문헌을 인용, 두 종교 간 갈등이 다시 전개됐다. 교황은 발언을 사과했고 11월 말 터키를 방문했다.

 

 

 

9.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

이스라엘이 자국 병사를 납치한 레바논의 시아파 정치·무장집단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으로 7월 레바논을 침공, 제5차 중동전으로 확산될 위기에 빠졌다. 민간인 1000명 이상이 숨지며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스라엘군은 34일 만에 철군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아낸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아랍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시아파의 정치 지분 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 대중시위를 주도하며, 작년에 들어선 레바논 민주정부의 전복을 꾀하고 있다.

 

 

 

10. 이라크 내전상황… 인권침해 논란

3년을 넘긴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이 이슬람 수니·시아파 간 종파분쟁으로 번지며 내전 상태에 빠졌다. 하루 평균 민간인 사망자가 100명을 넘고, 미군 전사자도 2900명을 넘어섰다. 5월 출범한 이라크 정부는 정파 간 세력다툼 속에 국정장악에 실패했고, 중간선거에 패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철군 압력에 시달렸다. 미국이 대테러전을 명분으로 전 세계 곳곳에 운영한 비밀 감옥의 존재가 드러나고, 영장 없는 도청 실태가 폭로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