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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반기문 사무총장 시대 개막

풍월 사선암 2006. 12. 16. 11:27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 시대 개막

 

15일 새벽 역사적 취임 선서…유엔 개혁·신뢰회복 강조

“나 반기문은 충성을 다해 지각과 양심을 갖고 유엔 사무총장으로 나에게 부여된 임무를 다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


최초의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시대가 열렸다.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새벽(현지 시각 14일 오전)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192개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선서식을 가졌다. 반 차기총장의 공식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반 차기총장은 이날 선서식에 이은 취임 연설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수동적이고 모험을 꺼리는 사무국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용기있는 사무국을 원한다. 사무국과 회원국 간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때가 왔다”며 대대적인 유엔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유엔 개혁과 관련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일 중 하나는 다소 지쳐 있는 유엔 사무국에 새로운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실력있는 직원에게 상응하는 보상을 하고 그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인력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 차기총장은 이어 “유엔 직원들은 보다 더 활동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 고 주문했다.


그는 또 “유엔의 3대 목표인 안전과 개발, 인권을 강화해 보다 평화롭고 풍요로울 수 있으며, 보다 공정한 세상을 후손들에게 남길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며, 화합과 가교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문제 등 산적한 국제 문제의 중재자이자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이다.


반 차기총장은 특히 “최상의 윤리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유엔 헌장은 조직원들에게 최상의 효율성과 능력, 성실성을 요구하고 있고, 저도 그런 기준에 부합하도록 신망을 쌓아나가고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 차기총장은 이어 “우리가 모든 것을 즉각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몇몇 분야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할 것이며, 투명하고 유연하며 정직한 자세로 협력해 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엔 총회는 지난 10년간 제7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의 업적을 기리는 결의안을 박수로 채택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연설문

 

취임선서 때 언급한 충직과 지각, 양심은 헌장과 함께 제가 사무총장으로서 직분을 수행하는데 표어가 될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직업을 승계한데 대해 전임자인 아난 총장에 사의를 표하며 전임자의 위업을 이어 받는 것을 영예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아난 총장에게 주어진 숱한 찬사에 저의 찬사를 추가하고자 합니다. 아난 총장의 재임 시기는 높은 이상과 고상한 희망, 대담한시도등으로 특징 지워지며 아나 총장의 용기와 비전은 세계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아난 총장은 도전받는 시기에 유엔을 이끌어 21세기로 굳건하게 인도했습니다.


아울러 아난 총장의 위업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그는 저에게 지혜와 인도를 베풀어주는 관대함을 보였습니다.


사무총장 임명절차가 조기에 마무리 지어짐에 따라 저는 취임에 앞서 2달간의 준비기간을 갖는 전례 없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저는 이 기간 각 대표단과 사무국은 물론 보다 넓은 유엔 가족들 내 미래의 동료들로부터 듣고 배웠습니다.


저는 우선 유엔 내에 높은 수준의 직업주의와 헌신 및 지식을 목격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지식들을 갖추고 유엔에 봉직하는 능력 있고 용기 있는 남녀직원들과 함께 매일, 때로는 어려운 상황이나 위험한 상황에서 함께 일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평생 동안 국제사회의 공복으로서 헌신해온 데 대해 찬사를 보낸 것처럼 그러한 소명자체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냅니다. 이 길은 좁고, 험난하며 국경과 당파적 이해를 초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걸어오면서 좌절 하거나 쉬운 길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세계 전역에서 온 젊은이들이 남들이 가지 않은 이 길을 따르기를 열망하고 있고 그들의 열정과 이상이 향후 수십 년간 유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각국의 대표단 여러분.


저의 핵심임무 중 하나는 지친 유엔 사무국에 새로운 삶이 숨쉬게 하고 새로운 신념을 불어넣는 것일 것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저는 비서진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고, 그들의 재능과 기술에 대해 적절히 보상받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훈련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적자원 관리 및 경력개발을 위한 우리의 시스템을 개선할 것입니다.


유엔이 점점 더 전 세계적인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유엔 직원들은 또한 더 활동적이고, 다 기능적 이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최고의 도덕적 기준을 정할 것입니다. 유엔이라는 이름은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자 가장 취약한 것이기도 합니다. 유엔헌장은 직원들에게 최고의 효율성과 능력, 성실성을 요구하고 있고 저는 이런 기준에 부합되도록 명성을 공고히 쌓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유엔을 이끌어 나갈 것임을 다짐합니다. 저는 유엔 직원들 속에서 그들의 사기와 전문성, 책임성을 높이도록 일할 것이며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가 회원국 대표들을 위해 더 잘 봉사하는 것과 유엔 조직 내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몇몇 영역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 많은 영역에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며 또 투명하고 융통성 있고 정직하게 협력해 나가야 합니다. 열린 마음을 갖고 시작해 나가야 합니다.


동료 여러분들과 회원국 대표들이 이런 정신을 갖고 저와 함께 일해 나갈 것을 당부합니다. 제가 오늘 서약한대로, 저의 고유한 임무는 유엔과 유엔헌장 및 192개 회원국에 대한 것입니다.


유엔 사무국이나 회원국들은 모두 세계인들에게 책임을 지닙니다. 세계인들은 우리가 일부 사람들에게 비위를 맞추면서 다른 사람들의 절망적인 곤경을 외면한다면 유엔을 존경하지도 않을 것이고 유엔 사무총장을 용서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유엔의 3개 기둥인 안보와 개발, 인권을 강화함으로써 다음세대를 위해 더 평화롭고 더 번영하고 더 정당한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단적인 노력을 경주해 갈 때 저의 최우선과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저는 화합의 다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또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고, 열심히 일하며 유엔 직원 및 회원국들에게 경청할 준비가 돼 있는 사무총장으로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저는 유엔이 유엔이라는 이름에 걸맞고 진정으로 단합할 수 있도록 저의 권한이 미치는 한 모든 일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