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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신랑-신부감? 꿈에서나 찾아보세요!

풍월 사선암 2006. 12. 29. 08:22

완벽한 신랑-신부감? 꿈에서나 찾아보세요!

 


대한민국의 미혼 남녀가 꿈꾸는 완벽한 배우자는 어떤 모습일까.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자체 개발한 ‘배우자지수’를 토대로 항목별로 100점이 나오는 조건을 모아 ‘100점짜리 이상형 배우자상(像)’을 만들었다고 28일 밝혔다. 배우자지수는 선우가 15년 동안 축적한 결혼정보 데이터를 계량화해 만든 남녀의 ‘결혼조건지수’. 이에 따르면 남자는 연소득 1억원 이상, 여자는 7000만 원 이상이고, 부모재산이 많아야 금전적 측면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런조건을 충족한 결혼 적령기 배우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연구를 진행한 선우 측의 판단. 이웅진 선우 대표는 “학벌, 소득, 외모, 집안 배경 등이 모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보는 게 맞을것”이라며 “성격, 종교, 개인적 매력, 출신지역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이상형 배우자”라고 말했다.


○ 100점 배우자의 조건

배우자지수는 크게 사회경제지수, 신체매력지수, 가정환경지수로 나뉜다. 이론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고 △외모가 출중하며 △부모 형제까지 좋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본인의 능력점수가 100점이 되려면 남성은 판사나 고위공무원, 해외 프로스포츠 선수여야 유리하다. 연봉은 1억 원 이상. 여성은 치과의사나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 등으로 연소득 7000만 원이 넘어야 한다. 이 대표는 “일반적으로 교사가 여성 배우자의 직업으로 인기가 높지만 의사, 약사, 고위 공무원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신체 조건에서는 남성이 키 179∼180cm일 경우 몸무게 70∼83kg, 여성은 163∼165cm일때 45∼49kg이면 만점이다.


외모 점수는 베테랑 커플매니저가 판단해 매긴다. 전선애 커플매니저는 “A등급은 일반인 수준에서 선호도가 높은 얼굴”이라며 “남자는 스포츠형 짧은 머리에 단정하고 편안한 스타일, 여자는 긴 생머리에 단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인기”라고 소개했다.


가정환경지수에는 부모의 재산과 부모 형제의 사회적 지위 등이 포함된다. 남녀 모두 아버지가 명문대를 졸업한 법조계 인사일 경우 점수가 높다.


○ 100점은 없다

100점짜리 이상형 배우자를 만나는 게 꿈이라면 빨리 깨어나는 게 좋다. 현실에서 100점을 만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기 때문. 실제로 선우가 10월 한 달 동안 자사의 사이버매칭 사이트(www.date.co.kr)에서 ‘100점짜리 이상형에 도전’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최고점은 88점으로 나타났다. 선우의 회원 1만여명 중 최고 점수 98점이 있긴 하지만 평균 점수는 70∼75점이다. 유명 인사나 드라마 속의 매력적인 캐릭터도 100점과 거리가 멀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하는 A 선수는 정감 가는 외모에 수십억 원대의 연 수입을 자랑하지만 72.3점에 그쳤다. 학벌과 신장·체중 항목에서 점수가 깎였다.


영화 ‘Mr. 로빈 꼬시기’에서 ‘완벽남’으로 나온 다니엘 헤니도 신통치 않다. 영화에서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그는 가장 후한 조건으로 점수를 매길 경우 92.7점이지만 부모의 학력 등 가정환경지수를 낮추면 87점으로 떨어진다.

 

선우 결혼문화연구소 이희길 소장은 “결혼 조건은 종교, 성격, 지역과 같은 수평적 조건과 학벌, 연봉, 외모, 배경 등 수직적 조건으로 나뉘는데 배우자지수는 수직적 조건만 따져본 것”이라며 “실제 결혼에서는 훨씬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슷한 점수대의 남녀가 만나면 결혼 성사율이 높다고 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