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두 스님

풍월 사선암 2006. 6. 5. 18:37

 

 

               

              두 스 님

              두 스님이 절로 돌아가는 길에 어떤 내를 건너는데

              시냇가에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도 역시 내를 건널 참이었으나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 내는 깊고 물살이 센 데다 징검다리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한 스님이 여인을 못 본 체하고 혼자서 물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스님은 여인에게 등을 들이대며 말했습니다.

              "업히시지요. 건네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 스님은 여인을 내 저쪽에 내려놓았습니다.


              두 스님은 다시 길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여인을 업지 않았던 스님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게,

              수도하는 몸으로서 여인의 몸에 손을 대다니, 자네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여인을 업었던 스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스님은 더욱 화가 나서 동료 스님을 나무랐습니다.


              "자네는 단순히 그 여인이 내를 건널 수 있게 도왔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겠지.

              하지만 여인을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것이 우리의 신성한 계율이라는 것을

              잊었단 말인가?"


              그 스님은 계속해서 동료 스님을 질책했습니다.

              여인을 업었던 스님은 질책을 듣고 나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껄껄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 사람아, 나는 벌써 두어 시간 전에 그 여인을 냇가에 내려 놓고 왔는데,

              자네는 아직도 업고 있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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