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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강남의 꼭지점 ‘4대천왕’ 아파트

풍월 사선암 2006. 5. 5. 17:47

[특집]강남의 꼭지점 ‘4대천왕’아파트

 

학군·전망·교통을 무기로 가파른 상승세… 전통의 부촌 ‘압구정’도 인기 재현


강남 아파트의 4대천왕이란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의 삼성 타워팰리스, 동부센트레빌, 도곡렉슬 그리고 삼성동의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를 지칭한다. 압구정동 등 강남의 구시가지를 능가하는 이 4대천왕은 강남의 아파트값을 선도하며 강남의 부를 상징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단지로 떠오른 서울 강남의 도곡렉슬단지. 지난 2월 중순부터 입주를 시작해 70% 가까운 입주율을 보이고 있는 도곡렉슬은 도곡역 사거리에 위치한 타워팰리스와 동부 센트레빌과 함께 강남의 새로운 패권지도를 그리고 있다.


모두 3002세대인 이 단지는 평형도 60평형 50세대, 50평형 450세대, 40평형대 1000여 세대 등으로 대형 평형이 절반 이상을 차지, 중산층 이상 강남 상류사회의 새로운 ‘천국’으로 자리잡았다.

 

 

도곡렉슬의 매매 가격은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과는 별개로 움직이는 별천지다. 도곡렉슬 43평형 로열층 거래가는 18억 원으로 입주 직전인 작년 말보다 3억 원 이상 올랐다. 50평형 매매 가격도 21억~22억 원대로 비슷한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입주 초기 평형별로 5000만 원 정도 떨어졌던 전세 가격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방 3개짜리 26평형 전세가 지난달보다 1000만 원 오른 2억8000만 원에 달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보기 힘든 매머드급 단지인데다 재건축 규제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곡렉슬의 입지나 규모를 두고 “강남에서 이런 단지가 앞으로 더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도곡렉슬의 가장 큰 장점은 녹지환경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409~412동과 304~306동 등은 매봉산 공원을 정면에서 볼 수 있어 인근에서 보기 드문 조망권을 갖췄다.


육교를 건너 바로 옆 동부센트레빌은 간발의 차이로 도곡렉슬을 앞서고 있다. 동부센트레빌은 학군과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전통 명문학군인 대치초등학교, 대청중학교 등에 배정받을 수 있다. 지하철3호선 도곡역에서 동부센트레빌의 대부분 동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고 남부순환도로를 타기도 수월하다. 이 밖에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됐다는 점도 고급아파트 이미지를 강화시켜준다.

 

도곡렉슬은 43평형이 18억 원, 50평형은 23억 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동부센트레빌은 45평형이 21억 원, 53평형이 25억 원이다. 비슷한 전용면적으로 2억~3억 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전세가도 평형에 따라 1억~2억 원 차이가 난다.


50평형대의 동부센트레빌은 8억 원, 도곡렉슬은 6억 원선에 전세물건이 나오고 있다.


“그들은 그들끼리 살게 하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는 평당 시세가 5000만 원에 근접하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 중에 하나다. 최고 46층 규모의 초고층으로 용적률 299%지만, 답답한 느낌이 없다. 녹지율이 무려 50%에 달하는 탓이다. 한강 조망권이 압권인데다가 집 밖을 나서면 정원이나 다름없는 녹지가 펼쳐진다. 50평형대는 25억 원, 60평대는 30억 원이 넘고 70평대는 최고 37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아이파크는 어떤 집에서도 3면 조망이 가능하다. 저층부 일부를 빼면 모두 한강이 보인다. 전문가들은 타워팰리스보다 전망이 더 낫다고 평가한다. 아이파크는 비슷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끼리끼리’ 문화의 형성이 가능하다. 부유층에게 ‘그들만의 공간’은 보안이나 사업 등 모든 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파크는 전체 입주자의 15%가 송파구 잠실동의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에서 이주한 사람들이고, 10%쯤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이사온 사람들로 파악되고 있다.


2002년 10월 입주 당시부터 말썽과 화제를 동시에 몰고 온 도곡동 삼성 타워 팰리스. 대지면적은 1만193평, 건축면적은 5177평, 연건축면적은 13만8478평에 달하는 메갈로폴리스다. 주거용 오피스텔 202세대를 포함해 아파트는 총 1361세대. 아파트 규모는 33평형부터 50·57·69·73·93·102평형 등 다양하다.


각 동의 중간층에는 연회장·게스트룸·체육시설·옥외정원이 있고, 각 동 2층은 독서실·주민취미실·유아놀이방 등으로 꾸몄다. 상가동 3층에는 수영장·골프연습장·샤워장 등 주민 전용 체육시설이 있다. 리히터 지진규모 6.0에 견딜 수 있고, 전체 부지의 73%가 정원과 주민 공간으로 조성됐다. 50평형대는 15억 원선, 60평형대는 20억 원 이상을 호가한다.

 

대치동 지역과는 ‘물이 다르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자부심이다. ‘돈을 쓸 줄 아는’ 전통의 부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스스로의 평가다. 압구정이 다시 뜨는 이유는 강남과 주변 지역에 압구정을 대신할 만한 대단위 단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강남 구도심과 신도심의 경쟁은 서민들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강남의 패권 지도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부와 강남 간의 전쟁은 그래서 냉소와 허무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들은 그들대로 살게 하라. 그들의 삶과 우리의 주거 문제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뉴스메이커 2006-04-14] 한기홍<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