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이놈'과 '선생'

풍월 사선암 2006. 3. 2. 17:32

sun

★『이놈』과『선생』


옛날에 나이 지긋한 백정이

장터에서 푸줏간을 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백정이라면

천민 중에서도 최하층 계급이었다.

어느날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

 


 

첫 번째 양반이 말했다.

"야, 이놈아 ! 고기 한 근 다오."

"예, 그러지요."


그 백정은 대답하고 고기를 떼어주었다.


두 번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이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 함부로 말을 하는 것이 거북했다.

그래서 점잖게 부탁했다.

"이보시게, 선생. 여기 고기 한 근 주시게나."

"예, 그러지요, 고맙습니다."

 


 

그 백정은 기분 좋게 대답하면서

고기를 듬뿍 잘라주었다.


첫 번째 고기를 산 양반이 옆에서 보니, 같은 한 근인데도

자기한테 건네준 고기보다 갑절은 더 많아 보였다.


그 양반은 몹시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따졌다.

"야,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왜 이 사람 것은 이렇게 많고,내 것은 이렇게 적으냐?"


그러자 그 백정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그거야 손님 고기는「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선생』이 자른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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