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내리는 비 - 윤보영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가 내리는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보고싶은 그대여
오늘같이 비 내리는 날에는
그대를 찾아 나섭니다
그립다 못해
내 마음에도 주룩주룩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 생각 넣을 수 있어
비 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
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
그대 생각이 비처럼
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
촉촉한 가슴이 되면 꽃씨를 뿌리렵니다.
그 꽃씨는 당신입니다.
비가 오면 우산으로
그리움을 살며시 가리고
바람 불 때면 진정
가슴으로 당신을 덮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빗줄기 이어 매고 그네 타듯
출렁이는 그리움
창밖을 보며 그대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내리는 비는
우산으로 마저 가릴 수 있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은
진정 막을 수가 없군요
그냥 폭우로 마악 쏟아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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