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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넘어 걷기여행> 걷기 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풍월 사선암 2018. 7. 15. 17:31

<마흔넘어 걷기여행> 걷기 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여행의 위험은 우리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즉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물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정보는, 꿸 실이 없는 목걸이 구슬처럼 쓸모없고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된다.

-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중에서.

 

신문 지면을 꽉 채운 여행사의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도대체 어디를 가야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선택의 폭이 너무 넓으면 좋은 선택을 하기란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어디든 떠나보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한두 번 경험이 쌓이면 자신에게 맞는 여행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여행은 얼마나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여행 주기에 따라 여행 기간도 달라질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가는 여행은 하루가 적당하다. 걷기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일상적인 삶의 무대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을 재충전하는 정도의 목표면 충분하다. 3~6개월에 한 번 가는 여행은 23일이 적당하다. 다른 환경에서 머무르는 것은 기본이고, 그중 하루는 온전히 걷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이상적인 여행 주기는 6개월 혹은 1년에 한 번 일주일 이상의 장기 여행을 가는 것이다. 생활 반경에서 제대로 벗어나고 싶다면 문화가 다른 나라로 떠나길 권한다.

 

여행의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려면 가장 이상적인 여행은 1년에 한 번 멀리 떠나는 여행이다.


여행을 제대로 즐기고 평생의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준비와 실행, 마지막으로 여행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행 준비를 할 때는 기대감으로 실제 여행을 떠날 때보다 더욱 설렌다. 1년에 한 번 주어지는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보낼까를 꿈꾸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현재의 마음 상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아는 기회인 것이다.


여행 기간에는 여행에 푹 빠져야 한다. 마치 현지인처럼 여행지의 환경이나 사람과도 적극적으로 부딪치고 접하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고 기억을 풍성하게 만든다. 계획에 없는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여행의 즐거움으로 넘기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여행을 다녀오면 해야 할 일이 있다.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자신의 자산으로 만들기 위한 정리의 과정이다. 여행에서 본 장면들, 그때의 느낌, 내가 그곳에 있음으로써 얻은 의미를 기억 속에 남기는 것이 모든 여행 과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계다.


tip! 여행지에서 만났던 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SNS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여행 정리 과정 중 하나다.


 

'심리적 기질'에 따른 여행 스타일

 

같은 풍경 속에서 같은 길을 걸었으나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것은 이렇게나 다르다. 그래서 사람의 기질, 체질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떤 여행을 선택하면 좋을지에 대한 답을 찾는 첫걸음이다. 기질이나 성향이 비슷한 사람과 여행을 하면 편하다. 비슷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성향이 비슷한 사람과 가는 것이 좋다. 때로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의 사람과도 같이 여행할 필요가 있다. 의견 차로 다툴 수도 있지만 그것마저도 여행의 묘미다.

 

먼저 기질을 살펴보자.

1. 자극 추구형 히말라야, 터키 리키안 웨이 추천

새롭고 낯선 것일지라도 열정적으로 탐색하고 남들이 예견하지 못하는 숨어 있는 보상을 잘 발견한다. 반면 욕구가 좌절될 때 쉽게 화를 내거나 의욕을 상실할 수 있으며, 대인관계에 있어서 불안정하며 일을 할 때 꾸준한 노력이 부족하다. 이들에게는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여행을 추천한다. 잘 알려진 여행지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새로운 여행지를 선택하면 흥미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느슨하게 여행 계획을 짜고,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돌발적인 상황을 즐기자는 마음가짐을 갖는다.

 

2. 위험 회피형 일본 규슈 올레 추천

위험 회피가 높은 사람은 조심성 많고 쉽게 지치며, 비관적이고, 두려움이 많고, 수줍어한다. 이들에게는 계획이 완벽하게 짜인 여행을 추천한다. 여러 사람에게서 좋은 여행지라고 평가받은 여행을 가는 게 좋다. 여행을 잘 준비하면 그만큼 스스로 만족도가 높다.

 

3. 사회적 민감형 이탈리아 아말피/돌로미티 추천

칭찬에 약하고 타인의 감정을 민감하게 파악하여 자신의 정서 반응이나 행동 반응을 달리한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도가 높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에 휩싸여 혼자 힘들어하다가 인간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 이들에게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어떤 여행을 가더라도 같이 가는 친구와 맞아야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나 현지인과도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여행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4. 인내형 스페인 산티아고/히말라야 추천

어떤 기질의 사람보다 걷기 여행을 잘할 수 있다. 긴 여정, 반복되는 스케줄에도 지루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잘 찾는다. 끈기가 있는 반면 한 번 내린 결정을 바꾸지 않는 점에서 유연성이 부족해 상대방을 배려하기보다 계획한 스케줄에 맞추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사상체질에 따른 여행 스타일

 

[태양인] 도전적이고 무모한 여행을 추구하기 쉽다. 태양인이 리더로서 역량을 잘 발휘하면 여행이 흥미진진하고 모험적일 수있지만, 자칫 독선적으로 밀고 갈 수 있으니 주의한다.


[태음인] 무엇이든 체험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다만 여행할 때 다른사람에게 지나치게 인내, 고통을 강요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면 태음인과 함께 여행하면 좋다.

 

[소양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여행에 흥미가 많다.장소를 이동하거나 여행을 진행하는 속도가 빨라 천천히 여행을 즐기는 사람과 동행하면 답답해한다.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소음인] 매순간 철저하게 계획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반드시 봐야 할 것을 놓치지 않는다. 때로는 지나치게 규칙과 원칙에 따르기 때문에 여행에 온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정리하고 싶다면 소음인과 여행을 떠나본다.


 

여행 이후 무엇을 남길 것인가

 

여행은 계획하고, 실행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정리란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기억에 오래 남도록 여행을 되짚어보는 과정이다. 여행에서의 경험과 느낌 중 무엇을 남길지에 따라 여행의 가치가 달라진다.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시각적인 자료로 남길 수도 있고, 글을 쓰거나 자신의 감상을 녹음하는 등 언어적인 자료, 혹은 여행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상징적인 물건을 남기는 기록이 있다. 여행 중에 어떻게 기록하고 그 기록들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소개하겠다.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생산이다."

 

여행을 마치고 사진을 정리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기록법이다.

사진은 여행의 기억을 남기는 데 가장 쉽고도 강력한 방법이다. 장면 장면을 잇는 스토리를 만들어 함께 정리할 필요도 있다. 그런 점에서 비디오는 사진에 스토리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기록법 중 하나다. 영상이 너무 길면 다시 보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지루할 수 있으니 너무 길지 않게 영상을 나누는 것이 좋다. 특히 장기 여행이라면 하루씩 끊어서 작품을 만들어보면 좋다.


tip! 사진 정리 방법 여행 중에 찍은 사진 중 베스트 10장을 뽑고 그 사진에 대한 스토리를 기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짧은 코멘트를 덧붙이면 그곳에서 느낀 다양한 감각과 감정을 언제든 다시 느낄 수 있다.

 

글을 못 써도 괜찮다, 감정만 담을 수 있다면. 글에 몇 장의 사진이 추가된다면 기억은 더욱 선명해진다. 글은 여행 중에 써도 좋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여행 중에는 키워드나 느낌만 틈틈이 메모해두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 정리하면 좋다.

 

지금,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여행을 하고 있다면 의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물건을 찾고 남겨보자.

그것도 여행의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