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익자삼우(益者三友) 손자삼우(損者三友)

풍월 사선암 2017. 7. 24. 20:54

좋은 벗 과 해로운 벗

 

유익한 벗이 셋 있고, 해로운 벗이 셋 있다.

곧은 사람과, 신용 있는 사람과, 견문이 많은 사람은, 벗으로 사귀면 유익하다. 편벽한 사람과, 아첨하는 사람과, 말이 간사한 사람은, 벗으로 사귀면 해롭다.

 

孔子曰益者三友, 損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 益矣. 友便辟, 友善柔, 友便佞, 損矣.

공자왈익자삼우, 손자삼우. 우직, 우량, 우다문, 익의. 우편벽, 우선상, 우편녕, 손의.

- 論語 <季氏第十六(계씨 제16)>-


익자삼우(益者三友손자삼우(損者三友)

 

부모 팔아 친구 산다.’ 벗을 사귀는 참된 우정의 가치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우리 속담이다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진실한 친구가 한 명도 없는 모습을 생각해 보라. 암울한 삶일 수밖에 없다

권력자가 될수록 외로워지고 부자가 될수록 주변에 친구가 사라진다

이익을 바라고 치근대는 이들은 늘어나도, 다가오는 사람들에 대한 의심이 늘어나는 탓에 속내를 나눌 친구는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그러나 고독을 당해낼 장사는 없다. 마음 나눌 벗 하나 없는 적적한 상태를 행복이라 할 수는 없을 터이다.


물론 친구라고 다 친구는 아니다. 그럼 참된 친구거짓 친구의 구분은 무엇일까

논어는 공자가 제시한 기준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유익함이 되는 세 친구란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을 벗하며,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는 이들로서 그들과 사귀면 이롭다.(孔子曰 益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 益矣).” 

반면 해로움이 되는 세 친구는 겉치레에 빠져 올곧지 못한 사람을 벗하고, 아첨으로 남을 기쁘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며, 말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가 된다.(損者三友 友便辟, 友善柔, 友便佞, 損矣).” 


그렇다고 만사 주위 친구에게만 책임을 씌울 것인가. 아니다. 모든 것은 내 하기에 달렸다

우정은 그 자체로 이익이고 보상이다. 인생에서 따뜻하고 정겨운 우정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어떤 사람을 사귈지 말지를 결정할 때는 이 사람을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를 물어선 안 된다.

 

         


실인(失人)과 실언(失言)


공자님이 수레를 타고 주유천하 하실 때, 하루는 길 가운데서 큰일을 보는 사람과 마주 치셨는데 제자에게 말씀하시길 비켜가라 하셨다. 그런데 한참 더 가다보니 이번에는 길섶에서 큰일을 보는 사람을 보시더니 공자님 말씀하시길 다음부터는 조금 더 들어가서 용변을 보거라. 하시고 떠나셨다. 그래서 제자들이 궁금하여 공자님께 묻기를 왜 전번에 만난 사람에게는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나중에 만난 사람에게는 타일러 주십니까? 하니까...

 

子曰『可與言而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 知者 不失人 亦不失言』

자왈『가여언이불여지언 실인, 불가여언이여지언 실언, 지자 불실인 역불실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속에 있는 말을 나눌 수 있다고 판단했으면서도 털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잃게 된다. 속에 있는 말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으면서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면 실언한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 않으며 실언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남과의 관계에서 失人이나 失言을 말아야 한다. 失人(실인)이란 흉금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을 만났는데도 그와 터놓고 이야기하지 않아 사람을 놓치는 것을 뜻한다. 失言(실언)이란 타이르면 改過遷善(개과천선)할 텐데도 잘못을 말해주지 않아서 그 사람이 죄악에 빠지거나, 타이른다고 改過遷善할 리가 없는데도 잘못을 말해주어서 말만 허비하는 것을 뜻한다.


아름다운 바탕을 지닌 사람을 道(도)의 영역으로 인도하지 못하는 것이 失人(실인)이요, 忠告(충고)의 말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이 失言(실언)이다. ‘논어’ ‘衛靈公(위령공)’ 에서 공자는 失人失言을 말아야 지혜로운 자라고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