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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대한민국 토털 트랜드』

풍월 사선암 2017. 2. 17. 09:58

2017대한민국 토털 트랜드


1. 밀착되는 기술 : 희미해지는 실제와 가상의 경계


신드롬을 일으킨 AR게임, 전망은?

2016년 여름, 속초는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의 열기로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속초 외에도 부산 브니엘 고등학교에서 포켓몬 고 게임이 작동한다는 소식에 학교는 몸살을 앓았다. 외부인들이 학교 복도로 무단침입해 포켓몬 고 게임을 하다가 퇴출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포켓몬 고는 구글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나이앤틱이 개발한 게임이다.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스토리와 AR GPS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에만 시범적으로 출시했다. 포켓몬 고에 이용되는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실제 배경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포케몬 고는 일부 국가에서만 출시됐음에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어 등에서 단숨에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포켓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실제 현실 세계의 특정 위치로 이동해야 하고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일정거리(2~5km)를 뛰어야 한다. 따라서 실내에서 게임에 매달리던 사람들이 이 게임을 하느라 걷고 뛰게 되어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급증하는 인기에 포켓몬 고 관련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게임의 역사를 넘어 사람들의 생활패턴까지 변화시킨 포켓몬 고의 시장규모는 얼마나 확대될까. 모바일 앱과 게임투자은행인 디지-캐피탈은 AR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1,200억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포켓몬 고와 관련한 투자 관점에서 보면 역시 닌텐도를 빼놓을 수가 없다. 닌텐도의 기업가치는 포켓몬 고를 공식 출시한 지 2주 만에 230억 달러 가량 상승했으며, 도쿄증시에서는 2주간 120%나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가총액도 4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소니(380억 달러)를 제쳤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포켓몬 고에 필적할 만한 우리나라 콘텐츠로 카카오톡의 카카오프렌즈’(37%)가 꼽혔다. 그 뒤를 뽀로로’(34%)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21%)가 이었다. 앞으로 이들 업체의 캐릭터를 활용한 한국형 포켓몬 고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팡의 시대에서 막스의 시대로

앞으로 성장할 대표적 분야로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3의 플랫폼 기반 기술이다. 최근까지 시장을 주도한 태블릿PC스마트폰 등의 하드웨어 IT기술은 이제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대신 클라우드모빌리티빅데이터소셜네트워크 등 제 3의 플랫폼 기반 기술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CNBC는 지금까지가 (FANG, 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세일즈포스닷컴의 앞글자를 딴 막스(MAGS)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드웨어나 플랫폼 중심의 IT시장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시장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 상 데이터 서버에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컴퓨터나 휴대폰 등으로 불러와서 사용하는 웹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다. 개인이 가진 단말기에서는 주로 입출력작업만 이뤄지고 정보 분석 및 처리, 저장, 관리, 유통 등의 작업은 클라우드라고 불리는 제3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컴퓨팅 시스템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인터넷에 필요한 데이터를 저장해두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의료헬스케어, 전자상거래, 인터넷 은행, 물류 및 재고 최적화, 게임, 전기자동차, 각종 스마트 기기 및 사물인터넷 기기 등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이기 때문이다.


IT시장의 흐름 바꾸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은 세계적인 IT시장의 흐름도 바꿔놓았다. 미국에서는 맥북의 인기가 시들면서 그 자리를 구글의 크롬북이 꿰찼는데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출시되는 IT기기 중에는 아예 하드디스크가 장착되지 않기도 하고 적은 용량의 SSD(Solid State Drive, 하드(hdd)를 대신할 대안으로 탄생된 저장매체)나 그보다도 적은 용량의 낸드 메모리만 장착한 것도 많다.


통신사들이 사물인터넷에서 1라운드 경쟁을 벌였다면 2라운드 경쟁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번에도 LG유플러스가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이다. 또 삼성 SDS, LG, CNS, SK등도 그룹 차원에서 CRM, 클라우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중소기업 중에서는 더존비즈온, 인프라웨어, 한글과컴퓨터 등이 관련 주식으로 분류된다.


2. 플랜 ME : 나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삶


실리콘밸리가 가장 주목하는 경제는?

소유하지 않고도 공유를 통해 자본주의의 혜택을 모두 누리는 삶이 가능해지고 있다. 바로 공유경제를 통해서이다. 공유경제는 타임스지가 선정한 세상을 변화시킬 10대 아이디어에도 포함되었다. 사회의 유휴자원을 활용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한편 경제활성화 효과까지 꾀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공유한다는 것일까? 우선 생활하는 모든 공간이 공유의 대상이다. 흔한 전월세가 아니라 집이나 방의 남는 공간 하나까지 알차게 공유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회사 사무실도 공간을 공유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곳이 많다. 집과 회사를 오갈 때도 공유 자전거 서울바이크나 공유 자동차 쏘카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다.


필요한 시기가 지나면 다시 쓰지 못하는 물건도 공유경제 대상이다. 유아용품은 아이가 클수록 필요가 없어져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어디에 팔기에도 애매한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요즘 똑똑한 주부 블로거들이 유아용품 공유시장을 IT세상으로 끌고 왔다. 이젠 전문적인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도 생기는 추세다. 운동기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홈쇼핑 광고에 혹해 운동기구를 구입하지만 3개월만 지나도 먼지가 쌓이기 시작한다. 이젠 물건 공유 사이트에서 운동기구를 빌려 필요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양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성장하는 공유경제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시장이 확대되는 데는 두 가지 사회경제적 배경이 있다. 첫째,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사회의 양극화가 일반적인 추세가 되자 소유를 위한 소비 자체가 불가피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둘째,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구가 늘면서 나만을 위한 내구성 소비재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유의 개념을 품앗이와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라는 하나의 관습과 미덕으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이미 공유경제는 철저하게 자본주의 관점에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에어비엔비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에어비엔비는 저렴한 가격에 색다른 숙소를 찾는 여행자와 집의 여유 공간을 빌려주고자 하는 주택 소유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이미 글로벌 사업으로 성장했다. 에어비엔비는 전 세계 192개국 3만여 개의 도시에 200만여 개의 방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용고객은 하루 평균 4만 명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의 급속한 발달과 결제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2008년에 창업한 에어비엔비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은 공유경제 성장이 가장 빠른 도시

2014525일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서울은 가장 빨리 공유경제가 성장하는 수도 중 하나라는 기사를 실었다. 한국의 품앗이 전통과 1인 가구의 증가, 서울에 집중된 경제 환경 및 부족한 주거환경 등이 서울에서 공유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공유경제가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은 아직도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소위 기득권층의 반발이다. 각종 재화나 서비스를 각자 소비 혹은 구매하지 않고 공유한다면 기존 메이커나 렌트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몫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 REV 지향 시대 : 자기만족 세대, 돈 줄을 쥐다


직구로 누리는 블프의 즐거움

오늘날은 이성적이고, 효과적이며, 가치를 추구하는, 이른바 REV(Reasonable, Effective, Valuable) 지향 시대다. 몇 년 전부터 11월 초에 캐럴이 들리고 밤이 되면 도심 곳곳에선 불빛장식들이 설치돼 크리스마스 느낌을 물씬 풍긴다.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의 풍경과 닮아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은 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부터 연말까지 이어지지만 최근에는 11월 초부터 연말 세일 분위기가 형성된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어원은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1년 내내 적자였던 기업이 이때를 기점으로 장부에 적자 대신 흑자를 기재한 날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매년 414만 명이 해외 직구 사이트를 방문한다.

국내 소비자들도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직접 쇼핑하는 해외 직구족이 크게 늘 전망이다. 국내 온라인쇼핑 이용자 중 해외 직구 사이트나 서비스 방문자는 2015년 기준 414만 명으로 약 16%를 차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에는 해외 직구의 연간 거래규모가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속한 11월 한 달간 해외 직구 사이트 방문자 수를 보면 해외쇼핑몰 중에서는 아마존(162만 명)과 알리익스프레스(72만 명)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쇼핑몰 중 해외 직구 서비스는 위메이크플라이스(67만 명), 옥션(35만 명) 등이 높은 방문자 수를 보였다.


4. 진화하는 온디맨드 : 연결하고 다가가면 블루오션이 보인다.


사물인터넷 세상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

바쁜 일상에 쫓겨 마트에 갈 시간을 내는 것도 일이다. 시간을 쪼개 마트에 가면 꼭 필요한 물건 외에 이것저것 더 담게 돼 생활비를 낭비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러 불편함을 채워주는 서비스가 바로 아마존의 대쉬버튼이다.


버튼 한 번으로 끝나는 생필품 쇼핑

대쉬버튼은 미국에서 시작해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으로 지역을 넓히고 있는 아마존닷컴의 서비스이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맥스웰, 하기스 등의 소모품을 바로 배달해준다. 세탁기에 세제를 주문하는 대쉬버튼을 붙여놓고, 커피머신에는 커피캡슐이나 커피원두를 주문하는 대쉬버튼을 붙여놓으면 한 번의 터치로 편리하게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아마존 대쉬버튼은 이미 50만여 개의 제품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3년 후에는 2,000만 개로 늘릴 예정이다. 물론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제품을 구경하고 고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대쉬버튼 서비스에 해당하는 제품은 주로 생필품으로, 구입할 때마다 크게 고민하지 않는 제품들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해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제품군이기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대쉬버튼 안에는 와이파이가 내재돼 있어 버튼을 누른 후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확인하면 구매와 배송이 이뤄진다. 사물인터넷 세상이 구현된 전형적인 예다. 전 세계에서 배달문화가 가장 발달한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관련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음식이나 각종 물품 등을 주문하는 형태라면 앞으로는 버튼만 누르면 생필품부터 식사까지 배달이 가능한 세상이 오는 것이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 영국 등에서 최단 1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나우, 레스토랑 음식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레스토랑, 영화와 음악을 무제한으로 즐기는 프라임비디오 등 프라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옴니채널을 압도하는 옴니프레즌스(omnipresence)에 주목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쇼핑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옴니채널의 목표라면, 옴니프레즌스는 소비자가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이 목표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생활패턴 속에서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는 전략인 셈이다.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소개하는 트렌드워칭닷컴은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옴니프레즌스 전략을 2016년 주요 소비 트렌드로 꼽았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 생소한 대쉬버튼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꽤 핫한 화두로 거론된다.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동닷컴은 대쉬버튼을 카피한 제이디나우를 출시해 논란이 됐다. 제이디나우는 12개 브랜드의 81개 제품을 서비스하며 버튼을 1만 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징동닷컴은 제이디나우를 중국의 첫 스마트쇼핑 디바이스로 부르며 앞으로 서비스를 더 확대할 계호기이다.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원클릭 주문결제버튼이 널리 사용된다면 국내에도 보급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세계가 주목하는 옴니프레즌스

유럽 주요 도시에 위치한 부티크호텔인 뱅크스호텔에 묵으면 방에 구비된 미니 패션바에서 큐레이트된 아이템을 고를 수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핌키와 협업해 그 도시의 날씨와 활동에 맞는 액세서리와 옷을 구비해놓기 때문이다. 갑자기 비가 오면 미니 패션바에서 장화를 꺼내 신을 수 있다. 호텔 방에서 마음껏 패션 아이템을 입어보고 체크아웃할 때 맞는 사이즈를 주문해 결제하면 된다.


한편 스페인 최대통신사인 텔레포나카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모바일 활동성을 분석해 지루해하는 사용자를 구분한 후 그들에게 적절한 콘텐츠를 알려준다. 이 경우 이들이 콘텐츠를 실제로 읽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서비스는 콘텐츠 업계에서도 핵심으로 작용한다. 국내에도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가 전 세계적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유해서가 아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촘촘한 분석을 바탕으로 유저별 혹은 가족 구성원별 추천 영화의 만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자가 주목할 종목은?

옴니프레즌스와 관련, 주식 투자자를 위해 두 종목을 소개한다. 국내 주식 중에는 아이콘트롤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인 이 회사는 1999년 설립된 빌딩솔루션스마트홈 전문 업체다. 아이콘트롤스는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홈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수혜가 기대된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대쉬버튼으로 앞서가는 아마존을 꼽을 수 있다. 그간 주가가 급등해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드론을 이용한 배달, 로봇을 이용한 창고관리,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주문관리, 인공지능 고객 서비스 등 IT 업계의 눈부신 변화의 한가운데 위치한 기업임은 틀림없다.


5. 랜선 금융 : 인터넷으로 투자와 금융의 판도가 바뀐다.


지점이 없는 은행의 등장

전화로 은행 업무를 보던 텔레뱅킹 시대를 지나 이젠 손가락 하나로 대부부의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시대가 열렸다. 통장내역 확인이나 이체, 송금과 같은 간단한 업무는 은행창구보다 휴대폰, 노트북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기대 반 우려 반인 인터넷 은행의 등장

이런 흐름 속에 금융위원회가 20159월 인터넷 은행 설립 신청서를 받았고 결국 20151129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컨소시엄 인터넷 전문은행 등 두 곳의 예비인가를 발표했다. 인터넷 은행에 예금대출은 물론 외환신용카드보험까지 기존 은행이 하는 모든 업무가 허용된다. 특히 금융계의 황금알인 신용카드 업무를 인터넷 은행에도 허용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인터넷 은행 설립소식이 반갑다. 우선 인터넷 은행이 도입되면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은행점포 등을 운영하는 비용이 절감되면서 자연스레 은행거래 수수료와 대출이자 등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인터넷 은행을 성급하게 도입하면 과거 IMF 외환 위기처럼 금융 산업의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은상(銀商)분리 규제와 금융실명제가 무력화되고 중견재벌의 사금고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인터넷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고객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거래가 이뤄지는 특성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 차명계좌, 불법 비자금, 탈세 등의 경제 범죄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은산분리의 완화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함에 따른 사회적 논란도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전개될 모바일 사업의 키워드가 O2O(Online to Offline)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온라인이 PC 기반에서 스마트폰으로 확장됐고 이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을 통한 사물인터넷까지 발달했다. 사물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포함한 것이 O2O. O2O 서비스의 발전을 말할 때 금융 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모바일온리시대를 예측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모바일 결제나 모바일 은행과 같은 핀테크다. 해외사례를 봐도 페이팔, 알리페이 등 지급결제로 시작한 기업들이 핀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보다도 뒤처진 O2O시장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IT강국 대한민국이 O2O시장에선 가장 뒤처진다. 산업 간 장벽이 높고 수많은 규제 속에서 핀테크가 제대로 꽃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1995년 시큐리티퍼스트 네트워크뱅크를 시작으로 20년이라는 인터넷 전문은행 역사를 갖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차별화에 성공한 인터넷 은행들의 수익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다른 선진국들도 이미 인터넷 은행을 운영 중이다. 일본은 2000년 재팬넷뱅크를 설립하며 새로운 형태의 은행업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그 후 2001년에는 소니파이낸셜 홀딩스를 모체로 소니뱅크가 설립됐고 e뱅크 등이 나왔다. 중국도 이미 20151월 중국 첫 인터넷 전문은행인 텐센트의 위뱅크가 설립된 이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마이뱅크를 시장에 내놓았다. 나아가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칭함)에서 기존 산업과 인터넷의 융합을 목표로 한 인터넷 플러스 프로젝트를 제시함에 따라 O2O서비스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대한민국에서 순항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은행은 신뢰성이 생명인데 점포도 없고 통장도 없는 곳에서의 거래가 활발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우리나라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6. 헬조선과 미래 :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살아남을 것인가


5년 후, 일자리 510만 개가 사라진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한국에서 제대로 된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다. 이 같은 현실에서 미래의 꿈을 구체적으로 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청년들 스스로 이미 고착화된 사회구조를 변화시키기엔 역부족인 데다 세계 경제 역시 장기적인 저성장권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앞으로 취직시장에 더 큰 경쟁자가 나타날 전망이다.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로봇이 그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4차 산업혁명으로도 불리는데 인공지능, 유전학, 나노기술, 3차원 프린팅 등의 기술이 서로 증폭돼 일으키는 새로운 생산 체제를 일컫는다.


로봇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로봇이 점차 발달하면서 현존하는 작업 중 대부분이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말 진행된 2016 다보스포럼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5년 뒤엔 일자리 510만 개가 없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를테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히트곡을 만들면 작곡가란 직업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관리직과 화이트칼라 직종이 육체를 쓰는 블루칼라 직종보다 더 위태롭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사무관리 직종은 476만 개, 제조생산 직종은 161만 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 노동직은 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지만 중산층 화이트칼라가 위태로워지면서 경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의 기계시대의 저자 앤드루 맥아피 MIT 교수는 기계와의 일자리 경쟁에서 고소득 전문직이 가장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영원히 인간의 영역일 것 같았던 관리직도 로봇이 대체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될 쯤엔 로봇 보스에 대해 험담하는 시대가 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파트너는 ‘2016년 전망 브리핑을 통해 2018년까지 로봇 보스의 관리를 받는 노동자가 세계적으로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로봇이 산업 전반에 침투해 급성장하는 기업일수록 3년 내 직원의 절반이 해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로봇 작가가 광고 카피를 직접 쓰는 등 2018년까지 상업적 콘텐츠의 20%가 기계에 의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단순 노동직이 로봇에 밀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우세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마틴 스쿨 연구팀은 물건 조립 등 단순행동을 반복하거나 타인과 교류할 일이 없는 직업이 곧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보험업자, 텔레마케터, 시계수리공 등 단순 노동 직종이 가장 위태로운 직업군이며 미국에서만 근로자의 47%가 자동화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인간의 창의력과 로봇의 능력이 결합되는 시대

하지만 로봇이 미래 노동시장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에 마냥 좌절할 필요는 없다. 옥스퍼드대학은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협상기술, 상호협력능력을 갖춰야 하는 직업이라면 로봇의 위협에도 살아남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래의 유망직으로 대인관계 매니저, 전문교육 교사, 스피치 교정가,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을 꼽았다. 게다가 위태로운 직종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계와 로봇의 위협을 경고하는 유명한 미래학자들도 살아남을 방도를 제시했다. 맥아피 교수는 기계가 못하는 활동이 딱 하나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창의성이다. 따라서 창의성을 지닌 인간과 업무수행능력이 뛰어난 기계가 협력한다면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술의 충격, 통제불능의 저자 케빈 켈리는 앞으로 로봇과 얼마나 잘 협력하느냐에 따라 보수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시대인 만큼 주식 투자에서도 기회를 찾을 만하다. 로봇이나 인공지능 자동화와 관련된 전 세계 대표적인 회사들을 포함한 ETF((Exchange Traded Fund, 인덱스 펀드와 뮤추얼 펀드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가 있다. 현재 미국에 상장된 로보지수는 에어로바이런먼트, 사이버다인, 화낙, 아이로봇 등 15개국 80개 로봇 기업을 아우른다. S&P 500이 지난 10년간 누적수익률 67%를 거두는 동안 로보지수는 200% 넘는 누적수익률을 거둔 만큼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개별 주식을 원한다면 인튜이티브서지컬에 주목하자. 수술용 로봇의 선두주자로 미국 외에도 세계적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기업이다. 아쉽지만 한국의 로봇이나 인공지능 관련 기업의 수준은 선진국 대비 크게 뒤쳐진다. 증권업계가 그나마 관심을 두는 종목은 에스에프에이, 로보스타 등이다.


(이항영. 백성아,대한민국 토털 트랜드에서)


<ex nihilo님의 blog 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