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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고 사용하는 말들

풍월 사선암 2016. 10. 11. 08:37

우리가 모르고 사용하는 말들

 

#칠칠맞다

'칠칠맞다'의 본래 표현은 하는 짓이 깔끔하고 똑똑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쓰는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칠칠맞지 못하다'라고 해야 한다.

 

#마누라

'마누라'는 조선시대에 '대비 마노라', '대전 마노라'처럼 마마와 같이 쓰이던 극 존칭어였다. 그러다가 신분제도가 무너지는 조선 후기에 와서 늙은 부인이나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경상도 신랑이 욕실에서 나와 신부를 향해 "! ~~"해서 생긴 어원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설도 있지만 아내를 허물없이 부르거나,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 때 아내를 낮춰 일컫는 말이 되었다.


#마각

"마각을 드러내다"는 말이 있다. 숨기고 있던 일이나 정체가 부지중에 드러날 낼 때 흔히 사용하는데, 본래 마각은 말의 다리(馬脚)를 의미한다. 동물의 탈을 쓰고 벌이는 중국의 탈춤에서 말의 다리 노릇을 하는 사람을 '마각(馬脚)'이라고 한다. 한 사람은 앞발, 다른 사람은 뒷발이 되는데, 연극을 하다 자기도 모르게 의상을 들면 정체가 드러나게 된다 해서 생긴 말이다.

 

#고맙습니다 와 감사합니다의 차이

'고맙다''남의 은혜나 신세를 입어 마음이 즐겁고 흐뭇하다, 남이 베풀어 준 신세나 은혜에 대해 즐겁고 흐뭇하다'는 뜻을 지닌 형용사다. '고마움'이라는 명사형을 만들어 쓸 수는 있으나, 이런 마음을 나타내는 명사는 없다.

 

'고맙다'의 어근 '고마'는 원래 '(), 존경(尊敬)'이라는 의미였다. '고맙다''존귀하다, 존경하다'라는 뜻을 지닌 말로 '신과 같이 거룩하고 존귀하다, 신을 대하듯 존경하다'는 뜻을 지닌 말이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은혜를 베푼 상대방을) 참으로 신과 같이 거룩하고 존귀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뜻이 된다. '고맙습니다'를 자주 사용한다면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사회, 서로를 거룩한 신처럼 예우하는 사회가 도래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와 우리말처럼 쓰이고 있는 '감사, 감사합니다'는 하도 익숙한 단어라서 이 말과 이별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요즈음 '감사'와의 결별론이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로 대체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감사'를 대체할만한 단어가 없다는 점이다. '감사''고마움'으로 바꾸어 쓸 수는 있지만, '감사장, 감사패, 감사절' 등의 단어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서의 예의

고인의 명복, 즉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 때 사용하는 말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이다. 돌아가신다는 것은 세상을 마감한다는 뜻으로 '명복'이란 '저 세상에서 받는 복'이란 뜻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것은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옛사람에게 "다가올 저 세상에서 복을 받으세요"라는 뜻이다. 완료가 아니기 때문에 끝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고 할 때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명복을 빌어줄 때는 "고인의명복을빕니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앞에 삼가를 붙이려면 누구의 명복을 비는지 앞에 이름을 써야 합니다. 예를 들면....

 

고인의명복을빕니다(O)

삼가고인의명복을 빕니다(X)

홍길동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O)

 

띄어쓰기를 하면 안 되고 뒤에 마침표를 붙여서도 안 된다. 점을 붙이면 '그 가족까지 전부 죽어라'는 뜻이 된다.

 

부의금 봉투는 접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노잣돈으로 쓰라고.

의금 봉투는 접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복이 나가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