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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와 수니파, 이슬람 종파 싸움

풍월 사선암 2016. 2. 12. 23:45

[글로벌 이슈] 후계자가 뭐길래같은 믿음 아래 갈라진 종교

 

[수니파와 시아파, 이슬람 종파 싸움]

 

수니파·시아파로 나뉜 이슬람교

무슬림 85% 차지하는 다수 수니파소수인 시아파, 800년간 억압 당해

이란 등으로 시아파 세력 커지자 IS 등 수니파가 무참한 테러 벌여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하고 이란과 외교 관계를 끊었어요. 왜 갑자기 중동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걸까요? 그 중심에는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이슬람의 양대 종파가 있어요. 사우디는 수니파 중심 국가이고,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이지요. 수니파, 시아파의 차이가 뭐길래 이렇게 중동 전체가 시끌벅적할까요?

 

후계자 뽑다가 수니·시아파 갈등 시작돼

 

수니파는 순나(sunna·무함마드와 그 동료들이 걸었던 길 혹은 전통을 의미)에서 나온 단어예요. 수니파는 전 세계 16억 무슬림(이슬람 신자)의 약 85% 정도가 믿는 주류로, 이슬람 창시와 관련된 사람들 모두의 업적이 올바른 것이라고 믿어요. 시아파는 시아 알리(shia Ali·알리를 따르는 파)의 줄임말이에요. 알리는 무함마드의 사촌으로, 무함마드 죽음 이후 초기 이슬람 지도자 4인 가운데 유일하게 무함마드의 혈족인 사람이랍니다.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사우디의 메카와 메디나 지역을 통일해 이슬람 국가를 세웠어요. 누군가 그를 이어 국가를 통치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무함마드의 사촌인 알리가 유력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무함마드에게는 아들이 없었거든요. 632년 무함마드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후계자에 대한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어요. 무함마드의 원로 동료들은 논의 끝에 59세의 덕망 높은 아부 바크르를 무함마드의 후계자로 선출했어요. 32세에 불과했던 알리는 후계자가 되지 못했어요. 6341대 후계자 아부 바크르가 죽자, 2대 후계자 우마르와 3대 후계자 우스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선출됐어요.

 

알리를 따르는 사람들은 무함마드의 가문이 권력을 잡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컸어요. 특히 3대 후계자 우스만은 원래 무함마드에 적대하던 가문 출신이었거든요. 결국 우스만은 암살당하고 알리가 4번째 후계자가 되어 권력을 잡았지만 더 큰 비극이 이어졌어요. 우스만의 가문 사람들이 알리를 암살의 배후로 지목하고, 알리를 암살한 거예요. 알리의 큰아들 하산도 독살하고, 군사를 모아 저항하던 둘째 아들 후세인을 무참히 처형했어요. 그 후 시아파는 이라크 지역으로 쫓겨나 핍박받아요. 지금도 시아파 사람들은 종교 행사에서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혀 피를 흘리는데, 이 관습은 알리의 둘째 아들 후세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서랍니다.

 

시아파 존재감 강해지자, 수니파 잔혹해져

 

1501년 이란의 사파비드 왕조가 시아파를 국교로 삼을 때까지 시아파는 거의 800년 동안 억압받았답니다. 그러면서 수니파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성직자 제도를 만들었어요. 쫓겨 다니다 보니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했거든요. 현재 이란에서는 최고 성직자가 대통령보다 높아요. 반면, 수니파에는 성직자가 없어요. 원칙적으로 아무나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할 수 있어요. 사우디의 최고 종교 지도자는 정부의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에요. 또한 시아파만 구세주(마흐디·Mahdi) 사상을 믿는답니다. 구세주가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줄 것이라는 사상은 주로 억압받는 사람들이 갖는 믿음이지요. 이 외에도 순례·단식·기도 등 세세한 관습이 약간씩 달라요. 하지만 전반적인 교리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지금까지 수니·시아파 간 큰 충돌이나 전쟁은 거의 없었어요. 시아파가 일방적으로 당해왔지요. 하지만 시아파 세력이 점차 강해지며 상황이 달라졌어요. 1979년 이란은 이슬람혁명을 통해 왕정을 타도하고 공화국 체제를 확립해 '시아파 이슬람공화국'으로 출범했고, 그 후 사우디와 갈등하게 되었어요. 2003년 이라크도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이 물러나자 국민 65%가 믿는 시아파의 나라가 됐어요. 시리아 정부도 시아파의 분파이고요. 중동에서 시아파의 존재감이 커지자, 끔찍한 테러 세력도 나타났어요. 수니파 IS(이슬람국가)는 이라크·시리아 정부 등을 상대로 무참한 테러를 벌이고 있어요. 시아파 세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사우디가 이란과 마찰을 빚고 IS가 날뛰는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수니파·시아파 쉽게 구별해 봐요]

 

이란 최고 성직자(왼쪽)와 사우디 성직자.

 

1. 시아파 성직자만 앞부분이 볼록한 터번을 쓰고 다닙니다. 수니파는 터번을 쓰지 않고, 머리 장식도 국가마다 다릅니다.

 

2. 시아파는 예배 중 서 있는 시간에 팔짱을 끼지 않습니다. 수니파는 팔짱을 끼고 서 있습니다.

 

3. 시아파 국가 이란은 최고 성직자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보다 위에 있습니다. 수니파의 종교 지도자들은 정부에서 월급을 받는 공무원도 있답니다.

 

4. 시아파는 알리·하산·후세인의 성화를 가지고 다니거나 벽에 붙입니다. 수니파는 종교적 성화를 금지합니다.

 

5. 시아파 종교 행사 아슈라에서는 처형된 후세인을 기리며 등을 채찍으로 때려 피를 내는 의식이 있습니다.


-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중동정치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