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노르웨이 어느 어부의 이야기

풍월 사선암 2015. 3. 5. 10:55

 

노르웨이 어느 어부의 이야기

 

슬하에 두 아들을 둔 어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두 아들도 어부가 되길 원해서 가끔 아들을 데리고 나가

바다에 나가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날도 그는 두 아들을 데리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아내가 부두까지 나와 정성껏 준비한 점심을 건네주고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는 배를 저어 먼 바다로 나가 아들과 함께 즐겁게

고기도 잡고 맛있게 점심도 먹었습니다.

그런데 화창하던 날씨가 갑자기 음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세찬 바람이 불고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육지를 향해 노를 저었습니다.

그러나 배는 자꾸 곤두박질치기만 할 뿐

아무리 노를 저어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뱃전을 때리는 파도가 너무 거세 방향조차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밤이 찾아왔습니다.

그의 마음속에서도 절망의 어둠이 밀려왔습니다.

 

“너무 어두워서 방향을 잡을 수가 없구나.”

 

그는 팔에 힘을 풀고 노 젓기를 멈추었습니다.

불빛 한 점 없는 캄캄한 바다에서 방향도 모른 채 배를 저으면

더 큰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둘째아들이 소리쳤습니다.

 

“아버지, 저쪽이에요! 저기 불기둥을 보세요, 우린 이제 살았어요!”

 

“그래, 그렇구나, 저 불이 우릴 살릴 수 있겠구나!”

 

그는 불기둥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힘을 다해 노를 저었습니다.

가까스로 부두에 도착한 그는

두 아들을 부둥켜안고 기뻐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살아 돌아온 그를 보고도 아내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여보, 우리가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는데 당신은 기쁘지도 않소?”

 

그가 힘껏 아내를 껴안자 아내가 울먹이면서 말했습니다.

 

여보, 오늘 저녁 때 내가 잘못해서 불을 냈는데,

우리 집이 다 타버리고 말았어요. 여보. 미안해요.”

 

순간, 그는 아하!” 하고 탄성을 터뜨렷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우리 집이 타는 불기둥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여보, 미안하다니요, 그 불기둥 때문에 우리가 살아서 돌아온 거요.

방향을 잡지 못하고 난파 직전이었는데 그때 불기둥을 본 거요.

그 불을 보고 노를 저은거요. 당신이 우릴 살린 거요.”

 

그는 다시 아내를 힘껏 껴안았습니다.

 

노르웨이 어느 어부의 이야기입니다. 똑같은 불기둥이었지만 한쪽에서는 집이 불타는 재앙의 불기둥이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죽음의 바다를 헤치고 나올 수 있는 생명의 불기둥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불기둥은 우리 삶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고통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어느 쪽에서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고통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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