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의 겨울
누구나 가난하여 본의 아니게 평등한 이곳 찬 공기가 고여 드는 빈민의 분지
힘겹게 숨 들이쉰 폐병쟁이는 한 평 남짓한 쪽방 공기를 벌이 없이 축내는 것이 미안하여 폐에 스미기도 전에 마신 것에 얼마를 얹어 밭은기침으로 토해냈다 누구나 지병이 있어 건강 또한 평등한 이곳에서는 이웃을 탓하는 대신 팔자를 탓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대신 전생의 죄를 곰곰이 떠올려볼 뿐이다
글쓴이 제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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