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의 쉼터/MBC사우회

어느 지렁이의 실종 - bellee

풍월 사선암 2013. 8. 9. 11:11

 

<雜記> 어느 지렁이의 실종 - bellee

 

어제 오전에는 내가 사는 동네에 천둥 번개를 치며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오후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먼 곳에서 천둥소리가 대포소리처럼 들려 왔었다.

 

밤에도 비가 좀 내렸던 것 같다.

오늘, 매일 아침운동 하는 학교 운동장에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는 게 보였다.

 

운동장을 뛰며, 걸으며 빙빙 돌다가 운동장 가운데로 기어가는

지렁이 (地龍, Earthworm)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지렁이는 야행성 (夜行性)이라던데 왜 밝아오는 아침에 제 갈 곳을 못 찾고

허둥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보기에 징그럽기도 해서 그냥 지나쳐 버렸었다.

 

그런데 꿈틀 거리며 자꾸만 운동장 가운데로 기어가는 지렁이가

얼마만큼 움직였나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었다.

 

지렁이 몸길이가 보통 12~30cm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지렁이 기어가는 곳으로 와서 보면 제 몸 길이만큼 움직인 듯싶었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보고 또 한 바퀴 돌고 보고 계속 봤는데

몇 바퀴짼가 지렁이가 안 보이는 것이었다.

 

운동장 땅속으로 들어갔을 리도 없다.

 

그렇게 민첩하지도 않고 운동장이 애들이 운동하며 다져진 곳이라 딴딴하다.

그렇다고 날개가 달린 지렁이도 안이니 하늘로 날아갔을 리도 없고...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귀신이 할 일 또 하나 있지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어디로 갔씨유?

 

 

지렁이의 일생 -한상순(아동문학가)

 

한평생

감자 밭에서

고추 밭에서

 

좋은 땅 일구느라

수고한 지렁이

 

죽어서도 선뜻

선행의 끈 놓지 못합니다.

 

이제 막 숨을 거둔

지렁이 한 마리

 

밭고랑 너머

개미네 집으로 실려 갑니다.

 

'進化論'主唱한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자웅동체 (雌雄同體)

"지렁이는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생물이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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