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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조선일보 선정 10대 뉴스

풍월 사선암 2012. 12. 27. 00:35

韓中日 권력교체·유럽 재정위기정치는 뜨거웠고 경제는 얼어붙었다

 

2012 조선일보 선정 10대 뉴스[국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34년 만에 다시 청와대로

 

올 초만 해도 "100석도 못 건질 수 있다"던 새누리당은 4·11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연대'에 승리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이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그는 여세를 몰아 12·19 대선에서도 과거사 논란 등 위기를 돌파하고 51.6%를 얻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48.0%)108만여표 차로 제쳤다. 새누리당은 당명을 바꾸는 등 내부 변화를 통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2050 클럽·신용등급 추월높아진 경제 위상

 

올해 한국 경제는 역사적인 성과를 연달아 일궈냈다. 지난 6월 세계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을 의미하는 선진국 클럽 '2050클럽'에 가입했다. 9월엔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평가에서 AAR를 받아 사상 처음으로 일본(AQ)을 앞질렀다. 10월엔 인천 송도가 독일 본을 꺾고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했다. 190여개 회원국을 둔 GCF는 아시아 국가가 유치한 최대 규모의 국제기구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송도 유치가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는 송영길 인천시장(맨 왼쪽) 등 정부 관계자들.

 

정치 혐오와 2030이 만들어낸 '안철수 현상'

 

작년 10월 시작된 '안철수 현상'은 올 초 시들할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고 1년 내내 계속됐다.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는 정치 개혁론 등을 내세워 지난 9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 '박근혜 대세론'까지 깼다. 기존 정치에 혐오를 느끼던 중도층과 2030세대의 절대적 지지가 만들어냈던 '안철수 현상'은 안 전 교수가 11월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벽을 넘지 못하고 대선 후보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일단 미완성으로 끝났다.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ICBM 기술 확보

 

북한은 1212일 김정은 집권 후 두 번째로 쏘아 올린 '은하 3'라는 이름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이로써 북한은 500kg의 탄두를 1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사실상 확보했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후에도 굶어 죽는 북한 주민들이 속출하는 등 경제 정책에서는 실패했다. 2012년을 '강성대국 출범의 해'라고 하던 말도 들어갔다. 북한 내에서는 '강성대국' 대신 '자력갱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북한 김정은의 평북 철산 서해위성발사장 시찰 모습.

  

검사·뇌물검사·초유의 내분추락한 검찰

 

11월부터 터져 나온 검사의 뇌물 수수·성추문 사건, 검찰총장과 대검 중수부장의 대립이 불러온 초유의 내분(內紛) 사태로 검찰의 위상이 바닥까지 추락했다.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는 10억원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 검사가 수사받는 와중에 초임검사 전모씨가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일이 공개됐다. 일련의 사태를 한상대 전 총장이 '중수부 폐지'로 돌파하려 하자 최재경 중수부장이 반발하면서 한 총장 퇴진으로 이어졌다.

 

이상득·최시중MB 정권 실세 잇단 비리

 

이명박 정부 5년차인 올해는 '정권 실세(實勢)'에겐 수난의 한 해였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사법처리로 이어졌다. 만사형통(萬事兄通)이란 말까지 낳은 현 정권 최고 실세의 몰락이었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5월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사업 시행업체에서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실형이 확정됐다. '왕차관'으로 불리던 박영준씨도 같은 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

   

주폭 줄었지만학폭·성폭력으로 놀란 사회

 

올 한 해 치안 관련 최대 이슈는 주취(酒醉) 폭력, 학교 폭력, ()폭력 등 '3'이었다. 서울경찰청이 나서 대대적인 주폭 단속을 하자 역·공원·식당 등이 안전해졌다. 국가 차원의 술 정책이 달라졌고, 기업마다 절주 운동이 벌어졌다. 지난 5월 수원 오원춘 사건 이후 통영 김점덕 사건, 나주 고종석 사건, 서울 서진환 사건 등 잇따른 성폭행 사건으로 많은 시민이 경악했다. 잇따른 학교 폭력은 일진회 척결, 원스톱 센터 설치 등 후속 조치를 불러왔다.

 

◀대구 한 고교 1년생 김모군이 올 6월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하기 직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경제 민주화 1년 내내 이슈여야 공약 경쟁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거치면서 '경제 민주화'가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작년 말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화두를 꺼냈고, 헌법 119조의 해석 문제가 부각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헌법상 경제 민주화는 '적정한 소득의 분배 등을 달성하기 위해 실시되는 정부의 규제와 조정'을 의미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대선에서 대기업 순환출자 금지, 대기업총수 형사처벌 강화 등 경제 민주화 관련 공약을 앞다퉈 내놨다.

 

'강남스타일' 말춤으로월드스타 된 싸이

 

가수 싸이가 노래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가 됐다. 코믹한 말춤과 간결하고 중독성 있는 선율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발표 직후 국내 음원 차트를 석권한 '강남스타일'은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통해 해외에 소개되면서 지구촌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한국어 노래임에도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 2위를 7주간 지켰으며 사상 최초로 유튜브 조회 수 10억건을 돌파했다. 또 미국·칠레 등 41개국 아이튠즈 차트 음원 다운로드 순위 1위에도 올랐다.

 

◀10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가수 싸이.

 

'종북' 진보당 경선부정까지끝내 폭력·분당사태

 

19대 총선을 앞두고 좌파 정당 3개가 합쳐 만든 통합진보당은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대포전화 착신' 등을 통해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내부 비례대표 경선에서도 심각한 부정이 확인됐다. 이 사건을 둘러싼 내부 이해관계 차이로 폭력 사태와 분당까지 이르렀다. 진보당 내에 아직도 '주체사상'에 선을 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석기 의원은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2012 조선일보 선정 10대 뉴스[국제]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게 될 시진핑 공산당 총 서기.

 

5세대 지도부 출범시진핑 시대 열려

 

중국 공산당은 11월 중순 18차 당대회를 열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중심으로 한 5세대 최고지도부를 새로 출범시키는 10년 만의 권력 교체를 단행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끈 4세대 지도부는 내년 3월까지 모두 은퇴한다. 시 총서기가 집권하는 10년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실질적인 G2(주요 2개국) 시대를 열어갈 시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빈부·지역 간 격차, 사회적 갈등의 폭발 등 새 지도부 앞에 놓인 난제도 적잖다.

 

오바마 4년 더'재선 흑인대통령' 새역사 쓰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진(forward)’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재선 흑인 대통령이라는 또 다른 역사를 썼다. 오바마는 높은 실업률로 대변되는 경제 침체 상황 속에서 경제실패 심판론을 앞세운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소수민족·여성·중도층·청년층 등 다양한 유권자층의 지지에 힘입어 4년 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국정 운영에 있어 여전히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 권력과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장 외친 자민당 압승돌아온 아베

 

일본 재무장을 외치며 평화헌법 개정을 공약한 자민당 아베 신조 총재가 총선에서 압승, 54개월 만에 총리직에 복귀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 중국과의 영토 분쟁 등으로 인한 일본 사회 전반의 우경화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아베 신임총리는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등 역대 정부의 과거사 반성 담화를 부정하고 있어 향후 한국과의 갈등 심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위해 집권 초기에는 경제 정책에 주력할 전망이다.

 

·등 동중국해·남중국해 영유권 놓고 충돌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일본,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정면 충돌했다. ‘아시아 복귀를 선언한 미국도 이 문제에 개입했다. 지난 9월 일본이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이후 중·일 갈등은 무력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다. 중국은 지난 13일 난징 대학살 75주년을 맞아 전후(戰後) 처음으로 센카쿠 영공에 항공기를 보냈다. 남중국해에선 중국이 영유권을 강화하자 필리핀은 미·일을, 베트남은 인도를 끌어들여 중국과 맞섰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 2척이 지난 8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로 향하는 홍콩 선박을 저지하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 심화청년 실업률 최고 55%

 

2009년 시작된 남유럽 재정 위기가 올해도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스페인은 지난 6월 최대 1000억유로(140조원) 규모의 은행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매입에 나서며 유럽 경제는 가까스로 붕괴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스페인·그리스의 청년 실업률이 55%를 돌파하는 등 수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그 여파로 그리스 황금새벽당 등 극우파가 득세했고, 프랑스 사회당이 17년 만에 집권하는 등 유럽 정치권도 부침이 심했다.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3월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증권거래소를 습격하자 경찰이 정문을 막고 있다.

 

중동 민주화 험난한 길시리아 44000명 사망

 

중동 각국의 민주화 과정이 위기를 맞거나 대립이 격화하면서 민주주의 정착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 알려준 해였다. 이집트에서는 첫 자유선거를 통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대통령 권력 강화를 내건 새 헌법 선언과 개헌 국민투표를 둘러싸고 극한 대립이 벌어졌다. 시리아 내전은 더욱 격화해 44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아랍 지역 장기 독재자 축출을 아랍의 봄이라 했던 것에 빗대 아랍의 겨울이라는 말이 생겼다.

 

보시라이 스캔들권력층 부패 낱낱이 드러나

 

2월 초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측근인 왕리쥔(王立軍)이 미 영사관에 피신하면서 시작된 보시라이 사건은 한 해 내내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썩거리게 했다. 보시라이 사건의 강경 처리를 주장했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일가 재산이 27억달러(3조원)에 이른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곤경에 처했다. 보시라이 사건은 중국 최고 권력층의 탐욕과 부패, 파워엘리트 간 갈등을 적나라하게 노출했다. 중국 내에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보시라이(오른쪽) 전 중국 충칭시 서기와 부인 구카이라이.

 

대형 총기 참사 잇따라규제 논의 본격화

 

2012년 미국에선 대형 총기 참사가 잇따랐다. 4월 캘리포니아주 오이코스 대학에서 한인 남성이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했고, 7월에는 콜로라도주에서 백인 남성이 영화관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숨졌다. 8월에는 위스콘신주의 시크교 사원에서 백인우월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했다. 12월엔 코네티컷주에서 외톨이 게임광이 초등학교에 침입, 6~7세 어린이 20명 등 27명을 살해하고 자살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총기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얀마의 봄

아웅산 수치 23년 만에 의회 진출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66) 여사가 4월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23년 만에 제도권 정치에 진출했다. 독재·은둔의 국가였던 미얀마의 테인 세인 정부는 정치범 석방 등 개혁 노력을 인정받아 반세기에 이르는 국제 제재에서 벗어나 정상국가로 가는 길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재선 후 미국 정상으로선 처음 미얀마를 방문했고, 테인 세인 대통령이 핵사찰 수용을 선언하면서 해빙 모드가 본격화됐다.

 

◀지난 4월 미얀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아웅산 수치 여사가 5월 태국을 방문해 현지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팔레스타인, 65년 만에 국가 지위 획득

 

팔레스타인이 지난 1129일 유엔총회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지위를 획득했다. 1947년 이스라엘과 영토가 분리된 지 65년 만이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지위가 기존의 단체(entity)’에서 바티칸과 같은 국가(state)’로 승격됨으로써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통한 제소권을 갖는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됐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에도 전체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138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