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등산,여행

이 겨울 놓치면 후회할 ‘4대 명산’ 눈꽃 산행(태백산, 무등산)

풍월 사선암 2012. 10. 27. 18:03

태백산 - 높되 험하지 않은 해맞이 명소

깔딱 고개하나 없이 5시간이면 완주4000여 그루 주목의 눈꽃이 황홀

 

 

태백산에 고시랑고시랑 눈이 내린다. 눈은 이미 수북이 쌓였다. 사위는 쥐죽은 듯 적막하다. ‘뽀드득 뽀득눈 밟는 소리만 빡~빡 밀린다. 귓속의 공기가 팽팽해진다. ‘두둑 두두둑문득 간밤에 얼었던 눈 허리 밟는 소리. 뭉툭하다. 발바닥이 푹 꺼진다. 눈이 무릎까지 빠진다.

 

태백산은 편안하다. 낙동강과 한강의 고향. 크고 작은 온갖 산의 머리. 살집 두툼한 육산(肉山)이다. 굵은 뼈는 살집에 숨었다. 부잣집 맏며느리처럼 후덕하다. 높되 험하지 않고, 웅장하면서도 그 품이 아늑하다. 역시 큰 밝음의 산답다.

 

겨울 태백산은 누구나 오를 수 있다. 그만큼 완만하고 코스도 짧다. 사길령매표소, 유일사매표소, 백단사매표소, 당골 광장 어느 코스나 5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오르는 데 2~3시간, 내려오는 데 1~2시간. 대부분 산은 7푼 능선 위쪽으로는 가파르다. 하지만 태백산은 8푼 능선 위쪽이 평평한 언덕, 즉 평전(平田)이다. 영락없는 암소 잔등이다. 그곳은 5, 6월 철쭉꽃이 장관이다.

 

겨울엔 눈꽃이 황홀하다. 8푼 능선까지 오르는 데도 깔딱 고개같은 것은 없다. 완만하다. 더구나 출발 지점이 이미 해발 850m를 넘는다(유일사주차장 850m). 꼭대기 장군봉 1567m까지 반쯤 거저먹고 오르는 셈이다.

 

태백산 보호 주목은 모두 3928그루다. 설악산, 덕유산, 소백산, 주목보다 잘생겼다. 키도 크고 붉은 근육질 몸매가 탄탄하다. 붉은 열매, 붉은 껍질에 늘 푸른 뾰족 바늘잎. 그 사이로 주렁주렁 피운 하얀 얼음꽃. 살아 1000년 죽어 1000, 그리고 땅바닥에 장렬히 쓰러져서 1000. 얼음꽃을 무려 3000년 동안 피운다.

 

태백산 천제단은 새해 해돋이 으뜸 명소다. 인터넷여행숙박사이트 인터파크투어 조사에 따르면, 2012 임진년 흑룡의 해 해돋이 예약 건수는 태백산 천제단이 23.4%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포항 호미곶 16.9%, 해남 땅끝 13%. 그렇다. 꼿꼿하게 서 있는 얼음꽃 주목나무. 그 뒤로 첩첩이 웅크린 겨울 태백의 장엄한 어깨뼈. 용처럼 꿈틀거리는 추사체. 윙윙 불어대는 맵싸한 칼바람. 푸른 동해에서 불끈 솟아오르는 해. 태백산 천제단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붉은 햇덩이.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새벽 3~4시쯤 오르기 시작해 일출직전 장군봉이나 천제단에 이르면 된다. 삼대(三代)가 덕을 쌓아야 태백산 해돋이를 볼 수 있다던가. 날씨가 좋고 나쁜 것은 하늘의 뜻이다.

 

태백산 눈 축제

 

올핸 127~25함 가보시죠

태백산에선 1994년부터 해마다 1월이면 눈 축제가 열린다. 2012년 눈 축제는 127()부터 25()까지 태백산 일대에서 펼쳐진다. 국제눈조각전시회, 눈사람페스티벌, 눈으로 만든 그리스 파르테논신전, 눈밭미니축구대회, 앉은뱅이썰매대회, 오리궁둥이 닮은 오궁썰매대회, 외발썰매대회, 개썰매대회, 태백산눈꽃등산대회. 눈에 파묻혀 어린아이 마음으로 한바탕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았는지, 스트레스가 사르르 사라진다. 숙박 등은 예약 필수.

 

교통

·승용차 : 서울~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남원주나들목~중앙고속도로~서제천나들목~5번국도~제천~영월~38번국도~사북~고한~태백

·버스 : 동서울터미널~태백행(06시 첫차, 23시 막차) 하루 30회 운행, 3시간 20분 소요

·기차 : 청량리에서 태백행(07시 첫차, 2240분 막차) 하루 6회 운행, 4시간 20분 소요

태백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태백산 유일사, 당골로 이동(택시비 14000원 안팎)

 

먹을거리 삼수동 태백순두부 033-553-8484, 토속한정식 너와집 033-553-9922, 태백산가는길 한식 033-554-1600, 한국관생등심 033-554-3205, 미락 돌솥밥 불고기 033-552-2855, 태백닭갈비(쫄면, 우동, 라면의 3색 사리) 033-553-8119, 태백 김서방네 닭갈비 033-553-6378

 

숙박 콘도형(취사 가능) 태백산민박촌, 1573실 규모, 033-553-7460

태백시청문화관광과 033-550-2081, 태백산도립공원 033-550-2741, 태백역 033-552-7788, 태백시외버스터미널 033-552-3100

 

무등산 - 해발 850m 위로 펼쳐지는 찰나의 설국

논 물꼬 보듯 부담 없는 거리10~16m 선돌들이 눈가루 뒤집어써

 

무등산(1187m)은 아버지의 등짝이다. 넓고 편안하다. 광주 사람은 그 잔등에서 논다. 찧고 까불며 목말을 탄다. 무등산 등성이는 평평하다. 봉우리도 싸드락싸드락, 싸목싸목(느릿느릿)’ 가다 보면 닿는다. 여기저기 해찰하며 가더라도, 서너 시간이면 너끈하다. 황소 되새김질 코스다. 어디가 등짝이고, 어디가 골짜기인지 알 수 없다. 가끔 너덜겅을 만날 뿐이다. 너덜겅은 작은 돌이 흩어진 비탈을 말한다.

 

무등산은 언제나 말없이 엎드려 있다. 밋밋한 등허리를 다 드러내놓고 황소처럼 웅크리고 있다. 꼭대기는 하늘, , 사람(天地人) 3부분으로 이뤄졌다. 천왕봉(天王峰), 지왕봉(地王峰), 인왕봉(人王峰)이 그것이다. 천왕봉이 약간 높지만, 멀리서 보면 모두 그만그만하다. 하늘, 사람, 땅이 하나다.

 

무등산은 광주 사람의 동네 공원이다. 어머니 젖가슴 같은 흙산이다. 삐죽한 바위는 950m 위쪽에 있다. ‘뭉툭한 돌뿔들이 봉우리 부근에만 솟아 있다. 누구든 맘만 먹으면 뒷짐 진 채, 논 물꼬 보듯 휑하니 다녀올 수 있다. 아무리 먼 곳도 도시 한가운데서 그 거리가 15km를 넘지 않는다. 무등산은 돈 받는 곳도 없다. 사방이 산문이요, 툭 터진 길이다. 무등 아래 사람 없고, 무등 위에 역시 사람 없다. 주말엔 2만여 명이 몰려든다. 서쪽 자락에 있는 증심사 입구는 늘 북새통이다.

 

무등산에서는 눈꽃이 금세 피었다 금세 진다. 밤새 눈이 오면 활짝 피었다, 햇살이 비치면 한순간 녹아버린다. 눈 내린 아침 서둘러 올라야 봉우리의 우뚝우뚝한 돌에 핀 눈꽃을 볼 수 있다. 보통 해발 850m가 넘으면 본격적인 눈의 나라가 시작된다. 우뚝우뚝 바위가 이마에 눈 모자를 쓰고 있다. 규봉암(950m), 입석대(1017m), 서석대(1100m). 질박하다. 추사체다.

 

서툴고 졸렬하다/ 지독히 못생긴 저 글씨에/ 내 심장 그만 멎는다/ 붓 천 자루가 닳아 몽당붓이 되고/ 벼루 열 개가 닳아 구멍이 뚫렸다’(장석주, ‘추사’).

 

조물주는 지상 최고의 요리사다. 그 어떤 요리사도 입석대 같은 작품을 못 만든다. 직사각형으로 길쭉길쭉 잘라낸 10~16m 선돌. 오각형, 육각형, 칠각형, 팔각형. 입석대 서석대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다.

 

천만년 비바람에 깎이고 떨어지고/ 늙도록 젊은 모양이 죽은 듯 살아 있는 모양이/ 찌르면 끓는 피 한 줄 솟아날 듯하여라’(이은상, ‘입석대’).

눈꽃이 매달린 서석대는 하얀 면류관의 수정 병풍이다. 눈가루를 뒤집어쓴 이마. 은발머리. 발아래 나무마다 눈꽃이 다발로 피었다. 햇빛이 눈부시다. 눈꽃덩어리가 스르르 뱀처럼 풀린다. 눈 낙숫물이다.

 

무등(無等)은 불교의 무유등등(無有等等)’이라는 말에서 왔다. ‘부처는 이 세상 모든 중생과 처음부터 아예 견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모든 생명은 부처다. 우주보다 크고 존귀하다. 무등산은 모든 생명을 품는다. 평평하면서 크다.

 

교통

무등산은 광주시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보통 무등산 옛길 코스를 따라 오른다.

 

·광천고속버스터미널 : 1187번 시내버스(번호가 무등산 높이와 같음) 25분 간격. ·일요일에는 1187-1(산수오거리~원효사) 셔틀버스 운행.광천터미널~신세계백화점~서구보건소~그린파크~신안사거리~광주역~롯데백화점~금남로5가역~금남로4가역~법원입구~신수오거리(옛길1구간입구)~산수무등파크전망대~충장사~원효사(옛길 2구간 입구)

 

·광주공항 : 1000번 시내버스(무등산관광호텔행)를 타고 가다가 신수오거리 하차. 20분 간격 광주공항~상무쇼핑~광천터미널~도청~동구청~조대입구~지산사거리~산수오거리~무등산관광호텔

 

·산수오거리행 시내버스 : 1, 15, 27, 28, 74, 80, 187, 1000, 1187

 

먹을거리

귀향정 062-522-2743, 북구 풍향동, 한식 코스요리, 해물샤브샤브, 생선조림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 062-368-1187, 062-365-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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