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세월 - 도종환(낭송:김윤아)

풍월 사선암 2012. 10. 10. 07:27

 

세월 - 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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