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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분쟁 4개 섬 이야기 / 한국 vs 일본 독도지키기 나선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풍월 사선암 2012. 9. 6. 09:37

스페셜 리포트 동북아 분쟁 4개 섬 이야기

“60년 전에도 향군회원이 침략 물리쳐, 극우파 상륙 대비해야

 

한국 vs 일본 독도지키기 나선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이동훈 기자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원들이 지난 823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82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는 시위대 450명이 운집했다. 박세환(72) 재향군인회장은 시위대의 선두에 서 있었다. 그는 독도는 대한민국의 실효지배는 물론 국제법, 역사적 증거에 의한 우리 영토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에는 울릉군 향군회장이었던 홍순칠 대장 등 독도의용수비대가 목숨 바쳐 지킨 곳이라고 외쳤다.

 

박세환 재향군인회장은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장 자격으로 이날 시위를 주도했다.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ROTC 1기 육군 소위로 임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이후 보병 12사단장, 육군 제8군단장, 2군사령관을 거쳐 예비역 육군대장으로 전역한 뒤, 2009년부터 재향군인회를 이끌고 있다.

 

지난 823일 일본대사관 시위에 앞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재향군인회관에서 만난 박 회장은 재향군인회는 국토방위의 제2의 보루라며 독도 영토 지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도의 영웅, 재향군인 홍순칠

 

박 회장이 일본대사관 앞 시위를 계획한 것은 지난 8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직후다. 박 회장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민으로 하여금 독도가 목숨 바쳐 지킬 가치가 있는 우리 고유의 영토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직후 일본의 반응이 심상찮자 곧바로 지원사격을 준비한 것. 일찍이 재향군인회는 독도의용수비대로 명성을 날린 적이 있다. 일본은 6·25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틈타 1952년부터 독도침략을 가속화했다. 그해 8월에는 일본인들이 독도에 상륙해 시마네현 오키군 다케시마라는 말뚝까지 박았다.

 

6·25전쟁 통에 부상을 입고 전역해 울릉도 향군 초대회장을 맡고 있던 홍순칠 예비역 특무상사는 이에 격분했고, 19537월 향군회원 45명으로 독도의용수비대를 조직한다. 이들 독도의용수비대원은 독도에 접근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PS-9)을 격퇴하고, ‘한국령(韓國領)’이란 세 글자를 바위에 새겼다. 독도의용수비대는 1954년 독도경비대에 임무를 넘길 때까지 일본 순시선 등에 맞서 10여차례 전투를 치러냈다.

 

박 회장이 일본대사관 앞 시위까지 조직하며 독도에 강한 애착을 보인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박세환 회장은 당시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을 비롯한 45명의 향군회원이 일본의 침략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면 독도문제는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을 것이라며 이 점에서 향군회원들은 독도를 지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세환 회장 역시 독도와 인연이 깊다.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지난 1993년부터 1995년까지 경상북도와 경상남도, 전남북, 충남북 방어를 책임지는 2군사령관으로 있었다.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에 속한 독도 역시 2군사령관의 관할 구역이다.

 

재향군인회장으로 취임한 뒤인 2010년에도 한·일 간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재향군인회 임원 20명을 데리고 울릉도와 독도를 찾았다. 박 회장은 당시 울릉도와 독도에 가보니까 울릉도 향군회장을 지낸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은 그곳에서 영웅으로 대접받더라라며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다시 독도를 방문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일본 극우파의 기습상륙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고다. 박 회장은 일본 극우파의 기습상륙 기도나 선박을 활용한 도발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독도의 경우 민간인이 상륙할 수 있는 곳은 선착장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만약 불법침범을 하면 선착장에서 바로 체포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토문제 누구 눈치도 안 봐야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박 회장이 재향군인회를 이끈 것은 지난 2009년부터다. 박세환 회장은 33대 재향군인회장으로 당선되면서 첫 번째 ROTC 출신 회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34대 회장으로 재신임을 받았다. 박 회장은 독도 수호와 함께 재향군인회 자구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한다. 재향군인회는 최근 산하 사업단에서 터져나온 790억원 불법보증 사건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상태다. “부채가 5000억원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엄밀히 말해 대출이 5000억원으로 실제 부채는 2000억원 정도였지만 회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사실 재향군인회가 흔들린 것은 지난 정권에서 미운털이 박힌 탓도 있다는 것이 향군 안팎의 시각이다. 재향군인회는 전시작전통제권 회수와 한미연합사령부 해체에 반대해 지난 정부와 줄곧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이로 인해 향군의 주 수익원인 각종 수의계약 사업들이 사라졌다.

그 결과 무리하게 부동산 개발 등 수익 사업에 나섰다가 경기악화로 낭패를 본 것. 이에 재향군인회는 현재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사고 금액은 민사소송 등으로 회수를 추진하고, 산하 조직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임원 급여는 20%씩 삭감됐고, 10% 인원감축도 진행 중이다.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서울 송파구 잠실의 향군타워에도 자체 입주 대신 임대로 돌려 연간 240억원의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자구노력을 통해 박 회장은 올해 재향군인회 60주년 행사를 치러낸다는 계획이다. 6·25전쟁 중인 1952년 창설된 재향군인회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오는 108일에는 제대군인들과 함께 서울광장과 청계천, 종로 일대에서 시가행진도 가질 계획이다.

 

정회원 3년 내 200만명까지 늘릴 것

 

이는 미국에서 매년 1111일 열리는 베테랑스 데이(재향군인의 날) 기념행사를 벤치마킹한 것이기도 하다. 제대군인에 대한 국가적 예우가 각별한 미국에서는 매년 1111일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서 재향군인들이 퍼레이드를 연다. 재향군인과 일반인이 어울리는 축제로 군악대를 비롯 2차대전 때 장비까지 동원돼 볼거리도 많다.

 

이 같은 행사를 통해 현재 130만명인 재향군인회 정회원을 3년 임기 안에 200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대군인의 경우 자동으로 재향군인으로 편입되지만, 정회원은 전역 시 계급에 따라 1~10만원의 종신회비를 내야 가입된다. 또 노쇠한 이미지의 재향군인회에 젊은피를 수혈해 젊고 힘있는 선진향군을 만들자는 것이 그의 목표다.

 

독도 같은 영토문제에 관해서는 절대로 주변국을 두려워하거나 누구의 눈치도 보아서는 안 됩니다. 차기 대선에서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건, 국가원수이자 국군통수권자로 독도와 백령도, 마라도를 수시로 방문해야 해요. 국민에게 영토에 대한 개념을 주지시키고, 나아가 대통령으로서 국토 수호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