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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보양식 虛와 實…보양식도 몸에 맞아야 약 된다

풍월 사선암 2012. 6. 25. 17:29

여름철 보양식 보양식도 몸에 맞아야 약 된다

 

본격적인 가마솥더위에 연이어지는 장마는 마음까지 찌뿌드드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몸은 천근만근이다. 체력이 약한 사람들로서는 더욱 견디기 어려운 계절이다. 온종일 몸이 개운치 않고, 산해진미를 봐도 입맛이 당기질 않는다. 하지만 입맛이 없다고 해서 끼니를 거르면 몸이 허해지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이즈음 많은 사람이 일명 보양식을 찾는다. 음식으로 기를 보충해 여름을 이기기 위해서다. 더위를 물리치고,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여름 보양식, 그 허와 실을 알아본다.

 

보양식도 번지수가 있다.’

 

지난 2, 서대문 인근의 한 보신탕 집이 점심 무렵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직장인들이 모여들어 탕이나 전골, 수육 등을 시켜 먹는다. 복날도 아닌데 이미 보양식 러시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앞집, 옆집 식당도 보신탕 손님을 받아주고 자릿세를 챙긴다. 여름철을 맞아 점점 뜨거워지는 보신 풍속도의 흔한 장면이다.

 

초복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빨을 드러낸 폭염은 나날이 기세를 더한다. 더위와의 한판 전쟁이 시작된 것. 이때 양기를 돋우는 음식은 훌륭한 원군이 될 수 있다. 보신탕·삼계탕·장어구이 등 여름철 별미 보양식으로 기운을 내면 가마솥더위도 거뜬히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성인성 만성질환이 급증하는 영양과잉시대에 지나친 보양식은 오히려 고지혈증이나 비만,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등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야채·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섭생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1내과 이장훈 교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궁합이 있듯이 사람과 음식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전통 한의학에서는 체질을 따져 일상에서 먹는 생활음식과 보양식의 조화를 통해 삼복의 건강을 지켜내는 지혜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과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것이 보양식이며, 체질·입맛·기호 등 자신에 맞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태양인=폐대간소(肺大肝小)형으로 폐 기능이 좋은 반면 간 기능은 약하다. 소변량이 많으나 배설만 잘되면 별 이상이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쉽게 지치는 것이 특징이다. ‘몸이 노곤하고 움직이기 싫다는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 음식물을 먹어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사상의학에서는 성격이 불 같은 태양인에게 오가피·다래·포도·솔잎·붕어 등이 좋다고 권한다. 간 기능이 약하므로 음식은 담백하고 지방질이 적어야 한다. 메밀 같은 찬 곡류와 새우·조개·굴 등의 해물, 나물, 포도·감 등의 과일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열을 내는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 칼로리가 높은 음식 등은 피해야 한다.

 

소양인=비대신소(脾大腎小)형이라 위장은 좋지만 신장이 약한 체질이다. 몸에 뜨거운 기운이 많으므로 열을 내리는 음식을 권한다. 평소에는 대변을 순조롭게 보지만, 몸에 문제가 생기면 변비가 자주 생긴다. 대변을 2~3일만 보지 못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보리··녹두·메밀 등 곡류와 계란, 돼지고기·오리고기 등의 육류, ·해삼·멍게 등의 해산물, 배추·오이·가지·호박 등의 채소, 수박·참외·포도 등의 과일, 생맥주·빙과류 등 찬 음식이 적합하다. 고추·생강·마늘·후추·겨자·카레 등 맵거나 자극성이 강한 조미료는 맞지 않는다. 사철탕과 삼계탕 등은 적합하지 않다.

 

태음인=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태음인은 간 기능은 좋은 반면 폐·대장·피부의 기능이 약한 간대폐소(肝大肺小)형이다. 체구가 크고 위장의 기능이 좋은 편이지만 땀이 많고 호흡기와 순환기 계통이 약하다. 이열치열식 여름나기를 권한다. 위장 기능이 좋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가 높은 식품과 허약한 폐의 기능을 보호해 주는 식품이 좋지만 먹는 양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 쇠고기·우유·버터·치즈 등의 유제품과 대구·미역·다시마·김 등의 해물, ··호두 등의 과일, ·버섯·더덕·고구마 등의 뿌리채소가 맞는다. 비만이나 고혈압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므로 자극성 있는 식품이나 고지방 음식은 삼가야 한다.

 

소음인=땀을 잘 흘리지 않는 소음인은 신장 기능은 좋으나, 비위의 기능은 약한 신대비소(腎大脾小)형이다. 음식을 봐도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고 설사도 자주 한다. 소음인 중에는 평생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이들을 위한 여름철 음식으로 닭고기·개고기 등의 육류와 미꾸라지 등이 좋다. 사과··복숭아·토마토 등의 과일, 시금치·양배추·미나리·감자·당근 등 채소도 좋다. 마늘·후추 같은 매운 향신료도 몸에 이롭다. 반면 소화하기 힘든 지방질 음식이나 찬 음식, 날 음식 등은 피해야 한다.

   

나는 어떤 체질?

 

사상체질(四象體質)이란 태양인이제마가 동의수세보원에 기록한 내용으로, 인간의 체질을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의 4가지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

 

태양인

가슴 윗부분이 발달된 체형이다. 목덜미가 굵고 실하며 머리가 크다. 대신 허리 아랫부분이 약한 편이다. 엉덩이가 작고 다리가 위축돼 서 있는 자세가 안정돼 보이지 않는다. 하체가 약해 오래 걷거나 서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 태양인 여자는 몸이 건강하고 실하지만, 옆구리나 허리가 빈약해 자궁의 발육이 나빠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성격적으로는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고 물러서려 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남성적인 성격만 고스란히 있고, 여성스러운 면모는 부족하다. 전체 사상인 중 가장 숫자가 적어서 흔히 알아볼 수 없는 체질이다.

 

소양인

가슴 부위는 충실한 반면 엉덩이 아래는 약하다. 상체가 실하고 하체가 가벼워서 걸음걸이가 날래다. 엉덩이 부위가 빈약하기 때문에 앉은 모습이 나약해 보인다. 말하는 것이나 몸가짐이 민첩하지만, 자칫 경솔하게 보이기도 한다.

 

성격적으로는 밖으로 돌려고만 하고, 안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는 신바람을 내면서도, 같은 일을 해도 집안일에 대해서는 등한시하는 편이다. 소양인은 비교적 많은 편이다.

 

태음인

허리 부위의 형세가 든든해 자세가 굳건하지만, 목덜미의 기세가 약하다. 키가 큰 것이 보통이고, 작은 사람은 드물다. 대개는 살이 쪘고 체격이 건실하다. 간혹 수척한 사람도 있으나 골격만은 건실하다.

 

성격적으로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이다. 가정과 직장에서도 어떤 일에 일정한 선을 그어놓고 이외의 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실속 없이 허명을 얻는 일에 힘을 쏟지 않는다.

 

소음인

엉덩이가 커서 앉은 자세가 듬직하나, 가슴 쪽은 빈약하다. 보통은 키가 작은데, 드물게 장신도 있다. 상체보다 하체가 균형 있게 발달했고, 걸을 때는 앞으로 수그린 모습을 하는 사람이 많다. 소음인의 여자는 태양인의 여자와는 반대로 엉덩이가 크고 자궁의 발육이 좋은 체형이기 때문에 아이를 잘 낳는다.

 

성격적으로는 집에만 있으려 하고 밖으로 나가기를 싫어한다. 내성적이어서 적극성이 적고 추진력이 약하다. 그러나 생각이 치밀하고 침착하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뜨는 보양식은? 

 

여름철 보양식의 3박자는 역시 삼계탕, 보신탕, 장어구이다. 또 심술궂게 토종 생물을 괴롭히며 너무 설치다 포획령이 발동, 음식으로 개발된 외래어종 등도 새로운 보신음식으로 뜨고 있다.

 

보신탕=개고기는 사람의 근육과 유사한 아미노산 조직을 가진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정력증강 등의 보신효과를 낸다는 과학적 증명은 없지만, 영양학적으로 볼 때 소화가 잘되는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는 사실은 입증됐다. 개고기는 또 돼지고기나 소고기와 달리 찬물로 씻어도 기름이 그대로 씻겨 나가 지방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음식이다. ·부추·들깨 등의 야채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이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도 균형을 이룬다. 동의보감은 개고기는 오장을 편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해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이르고 있다.

 

삼계탕=남녀노소 누구나 무난히 먹을 수 있는 여름 음식의 대명사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같이 들어가는 인삼의 쌉쌀한 맛은 식욕까지 돋워준다. 요즘에는 귀뚜라미 닭, 동충하초 닭, 대통 삼계탕, 셀레늄 닭 등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옻닭 등 전통 닭요리도 상당히 대중화됐다. 동충하초 촌닭은 체내 면역력과 혈액순환에 좋으며, 닭을 대나무에 넣어 판매하는 대통 삼계탕은 조리 과정에서 대나무향이 닭에 배어 냄새가 없고 맛이 담백하다.

 

장어구이=동의보감은 장어를 오장이 허한 것을 보하고 폐병을 치료하며 기력을 회복시키는 식품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비타민AE가 풍부한 장어는 간장, 고추장, 불고기양념 등으로 다양한 구이요리를 만들 수 있다. 양념 없이 초벌구이만 살짝 해 기호에 따라 양념을 발라먹는 훈제장어도 인기다. 장어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먹는 것이 좋다.

 

큰입배스(민물농어)=타 민물고기에 비해 칼슘, , 철 등의 미네랄이 1.5~4배가량 더 많이 들어 있고, 지방은 10~30%에 불과해 맛과 영양면에서 모두 훌륭한 식품이다. 매운탕으로 제격이며, 횟감, 수프, 탕수육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다이어트용 보양식으로 최근 떠올랐다.

 

블루길=자라면 몸길이 30안팎인 잡식성 어류로 1969년 일본에서 상륙한 후 토종 민물고기들의 알과 치어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웠다. 배스와 함께 한국 토종 생태계를 파괴하는 양대 주범. 매운탕과 어죽으로 그만이다.

 

황소개구리=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일부 애호가들이 보신용으로 즐겨 먹는다. 전문점도 상당히 생겨났다. 한번 맛을 들이면 주기적으로 찾을 정도라고 한다.

 

- 건강한 여름나기 생맥산을 마셔라 -

 

◀격투기 얼음황제표도르가 방한했을 때 보신탕을 먹고 있는 모습.

 

무더운 여름, 입맛도 없고 체력도 떨어져 허()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여름이 되면 인체는 외부의 더운 기운에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소화기와 장기의 기운이 차가워지게 된다.

 

만일 이러한 작용이 없다면 인체는 안팎의 더운 기운을 견디지 못해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열사의 기후에서도 생존하는 알로에나 선인장의 약성이 차가운 것과 같은 이치다.

 

선인들은 우리가 여름에 즐겨 먹는 냉면을 추운 겨울에 더 즐겼으며, 추운 지방인 함흥이나 평양에서 냉면이 더 발달했음을 보면 선인들의 지혜가 뛰어났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요즈음 냉면을 먹을 때에는 따뜻한 약성을 가진 겨자 등을 넣어서 냉면 고유의 찬 기운을 줄여 먹는 것이 좋다.

 

여름 보양 음식의 대표 주자인 삼계탕은 그 재료가 모두 여름철 차가워지기 쉬운 속을 따듯하게 덥히는 음식으로 구성돼 있어 체질적으로 소화기가 차고 약한 소음인에게 가장 좋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몸에 열이 많아 인삼이 잘 맞지 않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황기를 대신 넣어도 좋다.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돼 더위를 먹거나 갈증이 심한 경우 보통 찬 음료수를 빨리 마시려고 하는데, 당분과 찬 기운은 갈증을 더하게 할 뿐이다. 이럴 때는 따뜻한 물을 조금씩 머금으며 마시는 것이 좋다.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오미자차를 마시는 것이다. 오미자를 생수에 8~12시간 정도 우려내면 붉고 먹음직스러운 차로 마실 수 있다.

 

여름을 이기는 최고의 처방 중 하나로 생맥산이 있다. 오미자·맥문동·인삼 가루를 1:2:1 비율로 섞은 것으로, 미숫가루처럼 타 먹거나 차를 끓이듯 음료수로 상복해도 좋다. 생맥산은 진액을 생성해서 갈증을 막아주고 원기를 보충해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준다.

 

음식으로도 원기가 보충이 되지 않는다면 내부 장기의 부조화로 인한 것이므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유난히 여름나기가 힘들다면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 병이 들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1내과 이장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