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교실/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 네가 답이다"

풍월 사선암 2012. 3. 9. 10:35

"모바일 메신저, 네가 답이다"

 

전문 벤처·대형 포털·이동 통신사·휴대폰 제조업체까지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잡아라."

 

IT업계에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경쟁이 불고 있다. 2010년 카카오톡이 첫선을 보이며 독주하는가 싶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새로운 모바일 메신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카카오톡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전문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대형 포털, 이동 통신사, 휴대폰 제조업체까지 모바일메신저를 쏟아내면서 춘추전국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통신망을 갖고 있는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이 공동으로 모바일 메신저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모바일 메신저 격돌

 

카카오톡 같은 인터넷 기반 업체들 사이에선 이미 모바일 메신저 경쟁이 시작됐다. 매드스마트가 내놓은 '틱톡'은 빠른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작년 7월 서비스 시작 이래 7개월 만에 1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톡이 한때 가입자 급증으로 서비스가 느려진 적이 있다는 점을 파고들며, 단기간에 시장에 자리잡았다.

 

대형 포털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니홈피 '싸이월드'PC시장에서 위력을 떨쳤던 SK컴즈가 만든 '네이트온UC' 서비스는 12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미니홈피와 연동이 가능하고, 새 버전에는 인터넷망을 활용해 무료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다음 역시 무료 통화가 가능한 '마이피플'을 통해 1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최근엔 이동통신사들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어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 이동통신전시회 MWC에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 공동 진출을 선언했다. 올 상반기 내로 3개 통신사 가입자들 간에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조인(Joyn)'이라는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해외 주요 통신사들도 참여해 글로벌 차원에서 운영된다. 통신사들은 이미 올레톡(KT), 와글(LG유플러스) 등 독자적 모바일 메신저도 출시한 상태다.

 

여기에 휴대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챗온' '링크 소셜'이라는 이름의 모바일 메신저를 내놓았다.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모바일 메신저가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IT업체들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모습.

 

IT업체들은 왜 너나 할 것 없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모바일 메신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점점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핵심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과거 PC와 유선인터넷 시절 NHN은 검색포털 네이버를 통해 인터넷의 중심으로 떠올라 10년 만에 연 매출 2조원의 거대 기업이 됐다. 이런 논리가 모바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시장에선 현재 트위터·페이스북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최종 승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문자 메시지 매출을 잠식한다는 이유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반대했던 이동통신사들도 이 시장이 언제 어떤 식으로 커질지 모른다는 점 때문에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기능·수익 모델 나올까

 

투자 비용과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도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로 꼽힌다.

 

과거 미니홈피 서비스만 하더라도 이용자가 한순간에 다른 업체 서비스로 옮겨가는 경우는 드물었다. 자신이 올렸던 사진이나 동영상을 일일이 옮기기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메신저는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버튼 몇 번만 누르면 금방 사용할 수 있다. 주소록에 있는 친구들도 자동으로 연결된다.

 

모바일 메신저가 쏟아져나오면서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문자만 주고받는 게 아니라 그림이나 동영상 첨부 같은 다양한 부가기능이 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데이터망 기반의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아직 광고 게재 외에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은 나오지 못한 상태다. 카카오톡이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기업들의 상품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다. 통신망을 쥐고 있는 이통사들 역시 새 모바일 메신저 '조인'을 유료로 할지 무료로 할지, 무료로 한다면 어디서 돈을 벌지 아직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얼마나 차별화된 기능과 수익 모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누가 빠른 시간 내에 다른 업체들을 압도하는 모바일 허브(hub)로 자리잡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때까지는 IT업체들 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Mobile Messenger)

 

스마트폰으로 무선 인터넷망을 이용해 문자·파일·음성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받아 설치한 뒤 자신의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상대방과 채팅하듯 이용하면 된다. 2010'카카오톡' 서비스가 나오면서 대중화됐다. 데이터 이용량에 관계없이 한 달에 일정 금액만 내면 되는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라면 추가 요금 부담 없이 마음껏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 단기간에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인기 소프트웨어로 자리잡았다.

 

조선일보 탁상훈 기자 / 2012.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