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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꽃가루… 봄철 불청객 대처방법

풍월 사선암 2011. 4. 6. 11:10

코로 숨 쉬어야 황사 먼지 90% 덜 쌓인다

 

황사·꽃가루봄철 불청객 대처방법

올해 '수퍼 황사' 공습 예상 입으로 숨 쉬면 기관지로 직행

수분크림 끈적이게 바르고 라식, 1주일 내 외출 삼가야

 

봄의 불청객, 황사와 꽃가루 알레르기가 공습을 시작했다. 기상청은 올해 황사가 예년보다 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북부가 100년만의 가뭄을 겪고 있어 '수퍼 황사'도 우려된다. 꽃가루나 중금속 알레르기도 마찬가지이다. 4월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보됐다. 공기 중에 떠도는 오염 물질과 꽃가루가 빗물에 씻겨내려가지 못하면 결국 사람들의 호흡기에 들어가거나 피부에 들러붙는다. 일상 생활 중 황사·꽃가루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호흡기=황사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막으려면 우선 숨쉬는 방법에 신경써야 한다. 평소 비염으로 코가 막혀 있는 사람도 코로 숨을 쉬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코로 호흡하면 입으로 숨 쉴 때보다 호흡기에 들어와 쌓이는 황사가 90%쯤 감소한다"고 말했다.

 

황사나 미세한 꽃가루 입자는 일반 마스크로 걸러지지 않으므로 외출할 때는 의약외품인 황사마스크를 쓰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일반 마스크 안쪽에 물티슈를 대고 착용해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강희철 교수는 "일반 마스크 안에 물티슈를 덧대면 차단 효과가 생기며, 호흡할 때 습기가 공급돼 섬모의 필터 기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이나 청소년은 호흡기가 필터 작용을 해서 미세먼지를 충분히 걸러내 배출한다. 기침·가래·콧물 등이 이런 배출 작용이다. 강 교수는 "그러나 노약자는 기침 등을 평소보다 심하게 하더라도 황사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피부=수분 크림을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 만큼 듬뿍 바르자.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는 "피부는 황사의 자극을 받으면 건조되는데, 그러면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피부염의 활성도가 높아진다""황사철엔 피부 보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이저 피부박피술을 받은 지 3~4일 안에 황사가 닥치거나 꽃가루가 날리면 외출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얼굴에서 피부보호막이 제거된 상태이므로 피부 표피층이 황사나 꽃가루의 직접 공격을 받아 접촉성 피부염이 생긴다.

 

그러나, 황사가 모공을 통해 피부 안쪽으로 침투하지는 않는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최종원 교수는 "황사가 두피 모공에 침투해 탈모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고 주장하며 관련 제품을 팔거나 치료법을 광고하는 경우가 있다""탈모는 모근이 빠져서 생기는데, 황사가 모근까지 들어가 머리카락을 탈락시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황사나 꽃가루로 눈이 충혈되거나 따끔거리면 세안할 때 물로 눈을 헹궈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반드시 생리식염수나 인공누액을 넣어야 한다. 아주대병원 안과 국경훈 교수는 "맹물을 쓰면 눈에 이로운 '눈물'까지 씻겨 내려간다""생리식염수 대신 소금물을 옅게 타서 눈을 씻는 사람도 있는데, 안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금물"이라고 말했다.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은 황사나 꽃가루가 날릴 때만큼은 안경으로 바꿔야 한다. 렌즈와 안구 사이에 미세한 입자가 들어가면 마찰로 각막에 상처가 난다. 라식 등 시력교정술이나 백내장·녹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의 경우, 수술 후 1주일 이내에 황사 등이 찾아오면 절대 외출을 삼가야 한다. 수술 후 한 달까지는 알이 큰 안경을 착용하고 실눈을 뜨고 다녀서 눈에 접촉하는 미세 먼지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어린이=3세 이하의 유아는 황사가 오면 집밖에 데리고 나가지 말자. 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종현 교수는 "세살까지는 기관지가 미성숙한데다 크기도 작아 황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쉽게 자극돼 호흡기 질환이 급성으로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4세 이상은 호흡기의 필터 기능이 성인과 마찬가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나이가 어리다고 황사에 더 약하지는 않다""양치질 등 외출 전후 관리를 제대로 시키면 무조건 바깥에 나가지 못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소아천식 환자는 황사와 접촉하면 갑자기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황사철에는 부모가 담임교사와 양호교사에게 소아천식이라고 알려주고 보건실에 기관지확장제 등 응급 약물을 비치해 두자.

 

/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