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나목(裸木) - 류준식

풍월 사선암 2010. 9. 14. 19:15

 

나목(裸木) - 류준식

 

상사몽이 깊었나,

화풍병이 도졌나,

치렁한 수줍음마저 벗어던진 자태인데

눈 뜨고 어찌 볼거나, 벌거벗은 저 여인.

 

눈총이 땡볕보다

더 따가운 가을에

알몸으로 네거리를 어찌자고 활보하나

덧난 정 서릿발로 서설한풍을 껴안네.

 

땡볕에도 장옷으로

버선 끝을 차더니만

긴긴해 몸이 달아 열꽃으로 치솟더니

상사마저 강쇠바람 유혹을 못 이겼네

 

 

 

류준식

 

전북 완주 출생

황조근정훈장(초등교장퇴임)

 

라이너릴케기념문학대상 수상

한국의 시ㆍ시조 신인상 수상

한맥문학 수필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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