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裸木) - 류준식
상사몽이 깊었나, 화풍병이 도졌나, 치렁한 수줍음마저 벗어던진 자태인데 눈 뜨고 어찌 볼거나, 벌거벗은 저 여인.
눈총이 땡볕보다 더 따가운 가을에 알몸으로 네거리를 어찌자고 활보하나 덧난 정 서릿발로 서설한풍을 껴안네.
땡볕에도 장옷으로 버선 끝을 차더니만 긴긴해 몸이 달아 열꽃으로 치솟더니 상사마저 강쇠바람 유혹을 못 이겼네
류준식
전북 완주 출생 황조근정훈장(초등교장퇴임)
라이너릴케기념문학대상 수상 한국의 시ㆍ시조 신인상 수상 한맥문학 수필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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