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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 신 영
가을이면, 몸이 아파져 오는 오랜 지병이 있습니다. 사근사근 온몸에 파고드는 아리고 저린 병이 마음이 아파져 와 몸이 아픈 건지 몸이 아파져 와 마음이 아픈 건지 모를 가슴앓이에….
이 가을에는 가슴앓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몇 번을 다짐해보지만…. 오래 묵은 천식처럼 그렁그렁 끓는 가래 같은 몹쓸 병인가 봅니다. 가을이면 앓는 이 지병은.
오색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면, 몸이 아파 견딜 수 없는 날이 있습니다. 물들이기 위해 제 몸의 살갗을 긁어내는 나뭇잎들을 보면서 몸이 아파져 오고 마음이 아파져 옵니다.
해마다 이 가을이면, 마음에 묵은 다짐을 하며 내년 가을에는 이렇게 아프지 않겠노라고…. 이 아름다운 오색 단풍을 즐기기만 하겠노라고. 그렇게 몇 번을 마음먹어 보지만 또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가을이면, 삶을 엿볼 수 있어 고맙습니다. 인생을 묵상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저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서 창조주의 은혜 하심과 피조물인 나를 고백합니다. 아프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저 오색 단풍을 보면서 떨어지는 가을 낙엽을 보면서…. 하나 둘 갈바람에 흩날리고 갈비에 젖어 하나 둘 땅의 색깔을 찾는 저 자연을 보면서 삶의 이치를 배웁니다. 오늘의 호흡하는 이 시간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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