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조지타가 누구시던가요?

풍월 사선암 2009. 8. 2. 09:26

 

   

낙화(落花)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조지타(趙芝陀)

 

청록파 시인 조지훈(芝薰) 선생의 본명은 동탁이다.

선생은 천수를 다 누리지 못하고 48세에 이슬처럼 떠났다.

하지만 짧은 생애임에도 겨레에게는 주옥같은 글을 남긴 분이다.


선생의 강의는 동서고금의 이야기가 산만한듯 하면서도 조리가 있고,

우스갯소리임에도 해학과 지혜로움이 있었다.

다음은 호 '지훈'의 유래에 대해 선생이 스스로 밝힌 내용.


내 호가 처음에는 지타(芝陀)였지.

마침 여학교 훈장(경기여고)으로 갔는데, 내 호를 말했더니

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더군.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타’라는 號야 아주 고상하지만 성과 합성하니까


발음이 ‘조지타’가 되는데 걔네들이 내 호에서 다른 무엇을 연상했나 봐.

그래서 할 수 없이 ‘지훈’으로 고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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