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할미꽃 - 하상동

풍월 사선암 2009. 7. 9. 23:49

  

할미꽃 - 하상동


우리 할매 무덤가 고개 숙인 할미꽃

꽃잎에 입 맞추면 허리 펴고 웃으실까?


엄동설한 깊은 고독 멍든 가슴 시리어

살랑살랑 봄바람에 살포시 피어났지


살아생전 속내 들어내지 않으시더니

꽃으로 피어서도 수줍어! 고개 숙이고

비녀 푼 머리채로 피멍든 꽃잎 또 감추었네.


인고의 세월 앞에 솜털 피워내

숨기고 숨긴 꽃잎 곱다고 

허리 분지르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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