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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면 좋지요, 젊게 살면 더 좋지요

풍월 사선암 2009. 3. 16. 23:49

 

[커버스토리]오래 살면 좋지요, 젊게 살면 더 좋지요

 ‘오래 살고 싶으세요?’ ‘노!’ ‘젊게 사시겠어요?’ ‘예스!’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있다. ‘골골’ 한평생이 아니라 ‘팔팔’ 청춘에 올인한다. 의학계에선 이를 ‘성공 노화’라고 부른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지연 또는 개선할 수 있는 만성질환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회춘을 좀 유식하게 표현하면 ‘병의 압축(compression of morbidity)’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몸이 따라줘야 한다. 의학적으로 입증된 회춘 비방, 무엇이 있을까.

중앙일보/고종관 기자

 

근육을 키워라


젊음은 나이순일까.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 이곳 근대식 경기장엔 ‘헤르마 석상’이 있다. 한 면엔 노인을, 반대편엔 젊은이를 조각했다. 노인의 성기는 우뚝 서 있는데 젊은이는 힘없이 처져 있다. 젊음을 유지하는 데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나이가 들면서 빠르게 소실되는 것이 근육과 뼈다. 특히 근육이 급속히 위축되는데 이런 현상을 ‘사르코페이아’라고 한다. 특히 지근(지구력에 필요한 근육)보다 속근(순발력에 필요한 근육)이 먼저 준다. 보폭이 줄어들고, 작은 돌부리에도 잘 넘어지는 것은 속근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이다. 다행히 근육은 나이가 들어서도 단련하면 다시 키울 수 있다. 70대 할머니·할아버지 몸짱이 이를 증명한다.

 

인제대의대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양윤준 교수는 “근육을 만들면 체지방이 줄면서 대사증후군이라는 성인병의 길목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수적으로 젊은 몸매도 얻을 수 있다. 허리가 굽고, 어깨가 처지는 노인형 체형이 반듯하고 씩씩한 젊은 체형으로 바뀐다.


무릎이나 허리가 아픈 퇴행성 관절통도 사라진다. 통증이 생기는 것은 근육이 없어 뼈와 관절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근육이 근골격을 단단하게 붙들어 안정이 되면서 통증이 줄어든다. 나이가 들어도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호르몬, 모자라면 보충하라


성적 능력을 되찾는 게 회춘일까. 건강한 사람이 섹스를 하고, 섹스를 하면 건강해진다. 섹스는 확실하게 운동효과가 있고, 혈압을 안정시키며,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그렇다면 ‘회춘하려면 섹스를 하라’는 말은 맞는 말일까. 그렇다. 섹스를 하면 남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 수치가 확 올라간다. 이 두 호르몬은 ‘항노화(Anti-ageing) 호르몬’으로 불린다. 젊어지기 위해 꼭 필요한 호르몬이란 뜻이다.


남성호르몬은 40대부터 매년 1.2%씩 감소해 70대에 이르면 젊은 시절의 절반으로 떨어진다. 성장호르몬 역시 60대가 되면 20대의 50%가 된다. 여성 노화의 분수령은 폐경이다.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감하면서 체지방률이 늘어나고 여성다움이 사라진다.


중소기업 대표인 이모(51)씨는 2006년 11월 몸이 망가진 상태에서 회춘 작업에 들어갔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성장호르몬이나 남성호르몬을 보충했고 음주 횟수를 줄였다. 하루 세 갑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2년여 노력 끝에 이씨는 지난해 말 발기력이 몰라보게 향상돼 비아그라 용량을 100㎎에서 50㎎으로 줄였다.


AG 클리닉 권용욱 원장은 “회춘하려면 성장호르몬·남성호르몬·여성호르몬 등 노화 관련 호르몬의 분비를 늘려야 한다”며 “매일 20분 이상 운동을 꾸준히 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고 밤 12시 이전에 잠을 자면 새벽녘에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고 말했다.


젊게 보여라


외모를 돈으로 따질 수 있을까. 지난해 레알 미의학연구소는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374명을 대상으로 ‘외모가 장동건·김태희처럼 아름다워지면 연봉이 얼마나 늘어날까’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대답은 평균 8238만원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는 1억6547원으로 응답해 외모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이러한 풍조는 나이가 많다고 예외가 아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찾는 중년층과 노년층이 평균 30%대로 늘어나고, 아줌마와 신데렐라의 합성어인 ‘줌마렐라’, 늙기를 거부한다는 ‘노노(No老)족’이라는 유행어가 이를 반영한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도 늘게 마련. 다양하고, 편리한 의술이 회춘을 도와준다.


어린이집 원장인 최모(60·여)씨는 최근 피부과를 찾아 눈밑 지방을 제거하고, 필러(액체로 된 보형 물질)를 넣어 팔자주름을 폈다. 그녀는 “눈밑 지방으로 얼굴이 음울해 보이고, 주름이 깊게 파여 아이들이 무서워했다”며 “이젠 젊고 밝은 인상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이상준 원장은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하는 직업 수명이 길어지면서 회춘은 이제 자신을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