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 - 이외수

풍월 사선암 2008. 10. 6. 21:25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 - 이외수


별이며 새며 꽃과 나비에도

모두 사람의 마음이 실려 있고

집과 길과 전신주와 쓰레기통 속에도

누군가의 마음이 실려 있다


길섶에서 자라는 보잘 것 없는 풀꽃 하나라도

부디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우리가

길섶에서 자라는 보잘 것 없는 풀꽃이 되어야 한다

외롭고 슬픈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자


온실에서 자란 꽃은 섬약하다

비록 그것이 순간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세상에 내 놓았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갈 것인지는 확실히 보장할 수가 없다


사랑...

낭만이라는 강변에 피어난 꽃이여!

인간을 사랑하라. 그리고 낭만도 사랑하라

낭만이 없는 사람은 사랑도 할 수 없다

메마른 모래 사막에서는

한 포기의 풀잎도 자랄 수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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