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그리움 / 이외수

풍월 사선암 2008. 10. 6. 23:32

 

  

그리움 / 이외수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웠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뒤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즈음에는 밤마다 자주 심한 바람이 불었다

방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귀를 열면

바람은 모든 것들을 펄럭거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벽도 펄럭거리고

천장도 펄럭거리고

방바닥도 펄럭거리는 것 같았다

이따금 목이 떨릴 정도로 누군가가 그리워지곤 했다

꼭 누구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고

그저 막연하게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나는 사실 외로웠다

내 육신곁에 사람들이 많았으나

내 영혼 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그대, 많이 그리울 겁니다 . . .
부디 평안히 잠드시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