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하늘 / 박두진

풍월 사선암 2008. 8. 20. 17:22

 

하늘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기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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