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풍월 사선암 2008. 8. 19. 10:36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더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행복의 정원 > 애송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처럼 슬픔을 느끼는 날 - 동목  (0) 2008.08.19
부르지 못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 김종원  (0) 2008.08.19
들풀 / 류시화  (0) 2008.08.19
어머니 / 이해인  (0) 2008.08.19
빈 손의 의미 / 정호승  (0) 2008.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