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 순 덕

풍월 사선암 2008. 3. 8. 18:03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심 순 덕 / 낭송.고은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덕없는

                .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한밤중에 자다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로는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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