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에서 갈리어 서쪽으로 달리다가 다시 서남쪽으로 뻗어 내린 준령에 영남과 호남의 경계인 삼봉산(三峰山 1,254m)이 있고, 거기서 다시 뻗어 무풍면 철목리와 설천면 두길리의 접경에 있는 산 정상에 높이 수십 척이나 되는 구형(矩形)의 검암이 맞바라 보고 있다. 이곳은 옛 신라의 땅이고 국경의 요새지대였다.
바로 이곳에 이 사선(四仙)들이 국경의 실태도 살필겸 자주 찾아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렀다고 한다. 암벽에는 사선암(四仙巖)이란 각자가 새겨져 있고, 암면은 4~5명이 편히 앉을수 있을 정도로 넓고, 중심에는 바둑판이 그려져있다.
사방을 둘러보면 푸른 하늘과 구름과 첩첩 산뿐이요, 들리는 것은 발아래 골짜기의 물소리와 바람과 새 소리뿐인데 이런 곳에서 화랑의 정예인 사선들이 바둑을 두는 정경을 상상해 보라. 그 경승, 대기에 몸과 마음을 닦은 화랑의 얼들은 대 신사를 짊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고려시대 이인로(李仁老)는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사선랑은 신라시대의 나그네 / 낮이면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랐네
천년 동안 남긴 자취 추적해 보니 / 삼산에는 약초만이 남아 있더라.
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생명존중의 땅 무주읍에서 국도(구천동 가는 길) 30번을따라 18Km 가다 보면 좌켠으로 무풍면초입에 이름 그대로 신라와 백제의 경계관문(구천동33경중 제1경)인 나제통문(羅濟通門)이 보인다.
통문(通門) 안쪽은 신라 땅(무풍)이고, 바깥쪽은 백제 땅(주계)이었다. 이곳에서 7km를 더 가면 우리나라 십승지(十勝地)중의 하나인 무주군 무풍면에 이른다.
<나제통문[羅濟通門]>
◆사선(四仙)은 신라 효소왕(孝昭王) 때의 영랑(永郞) ·술랑(述郞) ·남랑(南郞) ·안상(安祥)이다. 이들은 당시 전국의 명승, 특히 금강산 일대의 경관을 유상(遊賞)하면서 심신을 수련하고 도의(道義)를 닦은 것으로 유명하여 각처에 그들의 유적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