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울어머니 /최현희

풍월 사선암 2007. 2. 26. 09:21

 

울어머니 / 최현희 


어머니! 

어여쁘셨던 젊은날의 그 얼굴 다 어디로 가시고

잔주름만이 이제는  얼굴에 가득한 채

어딜 바라보고 계시나요....


흰수건 둘러 쑤시고 온종일 일하시고도

힘들다 내색한번 하시지 않은 울어머니

가시밭길 험한길을 외로이 살아오시며

뒤돌아서 베갯잎에 눈물 훔치시며

깊은 시름 마음속에 숨기셨을 울 어머니

 

당신이 계셨기에

저는  위안이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잘해 드려야지 잘해드려야지 하면서

세월만 마셔 버렸습니다.

어느덧 중년이 되고 보니

어머니는 흰머리 무성한 할머니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떠날 날이 가깝다며 혼자 넋두리 하시는 울어머니

그동안 살아오신 날만큼 오래오래 머물다

천천히 가십시오. 어머니


외로이  저녁 석양 바라보며 홀로 눈물지며

지나버린 날들을 기억하며 깊은 상념에

빠지셨을 어머니

이제는 어머니의 거친 손을

제가 오래오래 잡아 드리옵니다.

 

천천히 저의 곁에 머무십시오.

힘겹게 떨어지는 낙엽들과의 삶일지라도

아주 천천히 세월을 되돌려 행복한 삶

어머니의 가슴속에 안겨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