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 신경림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8.09.03
길,파장 - 신경림 길 - 신경림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 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들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8.09.03
정월의 노래 - 신경림 정월의 노래 -신경림- 눈에 덮혀도 풀들은 싹트고 얼음에 깔려서도 벌레들은 숨쉰다 바람에 날리면서 아이들은 뛰놀고 진 눈깨비에 눈 못 떠도 새들은 지저귄다 살얼음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사랑하고 손을 잡으면 숨결은 뜨겁다 눈에 덮혀도 먼동은 터오고 바람이 매찰수록 숨결은 더 뜨..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4.02.21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생각해 보면 내게는 길만이 길이 아니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나는 그 길을 통해 바깥세상을 내다볼 수 있었고 또 바깥세상으로도 나왔다. 그 길은 때로 아름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길을 타고, 사람을 타고 왔.. 행복의 정원/좋은글 201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