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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잘치는법

풍월 사선암 2006. 9. 27. 19:04

탁구를 잘 치는 법


사실 겉으로 보기엔 탁구가 그리 대단한 운동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테니스처럼 아주 먼 거리를 긴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축구처럼 격렬한 육체의 부딪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150g 남짓한 작은 도구를 들고 1-3m 안팎의 짧은 거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팔을 휘두르고 공을 치는 운동이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탁구만큼 어려운 운동도 없습니다. 1초도 아주 짧은 시간인데, 그 보다 훨씬 짧은 시간 속에 불규칙한 바운드와 회전을 가진 탄력 있는 공이 섬세하기 짝이 없는 러버에 맞아서 다양한 힘의 강도와 변화에 의해서 천변만화하는 변화를 공간상에 불러일으키는 오묘하기 그지없는 운동이 탁구입니다.


여기에 한번 빠져들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헤어나지 못하는 수렁에 빠진 양 좀더 빠르고, 좀더 정확하며, 좀더 회전과 변화가 많은 공에 대한 집착에 끝없이 빨려들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돈을 들여서 자기에게 맞는 값비싼 용구를 구하게 되게, 비싼 돈을 들여서 레슨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 쉽게 실력이 늘지 않는 게 또한 탁구입니다. 열심히 한다고 모든 사람의 실력이 노력한 만큼 늘지 않는 다는 사실에 많은 동호인들이 괴로워하며 좌절하게 됩니다.


처음 탁구를 시작해서 수년이 지나면 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더욱더 더디게 되고, 실력의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게 됩니다. 제가 처음 탁구에 대한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바는 어떻게 하면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였습니다. 제가 제 자신의 경험과 주위 분들의 경우를 관찰하면서 느낀 것은 탁구 역시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정신적 육체적인 관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선수들의 경우는 선택되는 순간부터 일정수준 이상의 신체적인 조건을 가지고, 체계적인 훈련을 거치기 때문에 우리 동호인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동호인의 경우는 보다 열악한 신체조건과 보다 짧고 불규칙한 연습 시간등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 탁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주어진 상황 하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 할 수 있을까요?


첫째, 힘으로 탁구를 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탁구는 완력으로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팔힘이 세다고 탁구를 잘치는 것도 아니고, 근육이 우락부락하다고 탁구를 잘치는 것도 아닙니다. 탁구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힘이 아니라 힘의 조화입니다.


특정부위의 힘만을 사용하는 형태의 탁구는 필연적으로 기술적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강한 팔힘도 잘 발달된 몸통의 힘을 능가할 수 없고, 하체의 힘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힘의 흐름을 왜곡시키고, 차단시켜서 공에 전달되는 파워를 결과적으로 떨어뜨리게 됩니다. 몸 전체의 힘을 통합시킬 수 있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차적으로 신체의 근육을 조화롭게 동원시킬 수 있다면 힘을 증폭시키는 요령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숙련된 선수들의 드라이브 동작을 보면 마치 이가 잘 물려서 돌아가는 기어박스처럼 다양한 직경을 가진 기어가 다양한 회전축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돌아가는 기계를 연상케 합니다.


만일 어느 일부분의 기어가 지나치게 빨리 돌아가거나 느리게 돌아가면 기어박스는 멈춰버리거나 오동작을 일으키게 됩니다.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선현의 말을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리듬을 잘 맞춰야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리듬이 있습니다. 일년은 365일이고, 4계절이 있지요, 해는 동에서 서로 지고,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집니다. 탁구에도 리듬이 있습니다. 공이 이동하는 궤적에도 리듬이 있고, 내가 타구할 때도 리듬이 있고, 상대가 타구할 때도 리듬이 있습니다. 드라이브의 리듬이 있고, 컷트의 리듬이 있고, 쇼트의 리듬이 있습니다. 이러한 리듬을 잘 타야 엇박자가 되지 않고 조화로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유연하게 하여 주위의 템포에 맞춰갈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방적인 수비나 일방적인 공격은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과의 조화를 모두 파괴하고 맙니다. 조화로운 가운데 더불어 살아가면서 나의 목적을 구현하는 보다 높은 수준의 테크닉을 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공과 사이좋게 지내야합니다.

공과 싸워서는 좋은 구질이 결코 나올 수 없습니다. 공과 사이좋게 지내야 합니다. 100% 나의 뜻대로 공을 지배하려고 해서는 결코 공을 뜻대로 다룰 수 없습니다. 공에 이미 담겨있는 변화와 힘을 인정하고 여기에 나의 힘을 조금 더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과 회전을 만들어 내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진실로 높은 수준에 도달하려고 한다면 나를 둘러싼 세계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감수성과 순리를 벗어나지 않는 정도의 나의 의도가 적절히 조화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넷째,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탁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있습니다. 따라서 승부가 존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승부가 누가 누구를 누르고 억압하는 형태의 승부가 된다면 이런 사람은 결코 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절대적인 실력의 차이는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탁월한 사람들과 열등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마음 가짐을 가질 때만이 편안한 상태에서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나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되고, 시합에서도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섯째, feedback을 잘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거기에 발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자기관찰, 편견없는 자기에 대한 인식이 존재할 때만이 보다 나은 상태로의 에너지를 쉼 없이 뿜어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feedback은 코치선생님이나 선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겸손히 자신의 현재 상태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보다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타인의 충고에 귀기울일 수 있는 겸손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심 이동에 대하여)

탁구에 필요한 에너지를 창출하는 방법중 제일 중요한 에너지원은 바로 중심이동입니다. 만일 탁구에서 중심이동이 없다면 어떤 형태의 에너지도 발생시키기 힘들 것입니다. 정지 상태에서 라켓을 쥐고 전혀 중심을 이동시키지 않고 팔만 가지고 스윙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며 백스윙에서 파로우드로우까지 팔을 단지 휘두르기만 해도 자연히 우리


몸의 중심은 미세하게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형태의 동작들은 크든 작든 반드시 중심이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중심이동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바꾸어 말하자면 이상적인 중심이동에는 어떤 관건들이 필요한 걸까요?


첫째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신체의 중심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될 때, 가능하면 양쪽 어깨의 높이, 양쪽 무릎의 높이, 양쪽 고관절의 높이가 상하로 움직이지 않고 평행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양쪽 고관절의 높이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양쪽 고관절의 높이가 변하면,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달라지고,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달라지면, 스윙의 궤적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 연습할 때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무게 중심을 넘겨주고, 넘겨받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연습이 익숙해지면, 내가 한쪽 다리에 뜻을 두기만하면 자연스럽게 내 무게 중심이 그쪽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실 무게 중심만이 아니라 임팩트 포인트나 공과 몸과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나 모두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연습하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우리 몸이 스스로를 조절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짧은 시간내에 공을 타구하기란 애당초 불가능 하지 않겠습니까?


둘째 완전한 무게중심의 이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흔히 요즘 세이크핸드를 잡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왕리친이나 삼소노프처럼 광폭의 스탠스가 유행처럼 번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넓게 벌린 다리의 폭과 무게 중심의 이동거리가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것은 간과하기 쉬운 아주 중요한 개념인데, 다리 사이의 폭(스탠스)보다 무게 중심의 이동폭은 작거나 같습니다.


달리 말하면 무게중심의 이동폭은 체중이 완전히 한쪽 발에 실렸다가 다른쪽 발로 완전히 넘어 올 수 있을 때에만 스탠스와 폭이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기의 체중이 한쪽 다리에 완전히 실렸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반대쪽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으로 쉽게 점검이 가능합니다. 광폭의 스탠스를 가진 아마추어의 대부분은 무게중심이 실린 다리를 축으로 반대쪽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겁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겁니다. 차라리 스탠스를 다소 줄이더라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훨씬 파워면에서도 유리합니다. 넓은 스탠스의 환상에 빠지지 마십시오. 그러한 스탠스가 가능하려면 많은 연습과 엄청난 근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영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범위내에서 가능한 스탠스를 넓게 잡아서 그 스탠스만큼 무게 중심을 확실히 이동시킬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셋째 어느 방향으로나 중심이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마추어 탁구 동호인들의 문제점은 탁구기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나, 불규칙하고 부족한 연습시간등이 아니라 기본체력의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하체의 근력이 상당히 빈약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결과는 여러 가지로 나타납니다. 상당한 기술적 완성도를 가진 아마추어라 할지라도 시합에 나가서 후반에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져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체력은 아주 중요한 기술입니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거쳐오지 않은 아마추어에게 있어서 스윙에 필요한 근육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스윙을 요하는 운동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스윙스피드나 임팩트시 파워는 하체에서 나옵니다. 한쪽다리로 자기의 신체축을 올바로 유지한 상태에서 신체전체를 안정되게 받칠 수 없다면, 거기에 무게 중심의 이동이니, 임팩트파워니, 손목의 스냅이니 하는 것들은 말장난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것은 마치 물이 뿜어져 나오지 않는 소방호수를 손에 들고 이리저리 휘두르며 불을 끄려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힘의 근원이 고갈되어 있어서는 강한 힘은 결코 나올 수 없습니다. 공이 어떤 방향으로나 움직일 수 있다면, 나의 신체도 그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카메라를 잡은 손이 고정되지 않고 흔들리면, 사진이 흐리게 나오는 것처럼, 이러한 안정적이고 유연한 중심이동이 없다면, 나의 타구의 성공확률 역시 불확실해질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