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소 이야기

풍월 사선암 2006. 6. 12. 00:20

 

" 소 이야기 "


충청도 어느 시골에 한 과부가 여종 하나를 거느리고 근근히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그 집에선 밭을 갈 때마다 매번 이웃집 홀아비의 소를 얻어다 쓰곤 했는데 물론 금년에도 과부는 소를 빌기 위해 여종을 홀아비 집으로 보냈다.


여종이 소를 빌려달라 청하자 이웃집 홀아비는 "네가 나와 하룻밤만 자 주면 소를 빌려주마" 라고 희롱하는게 아닌가.


여종이 집에 돌아와 웃으면서 주인에게 사실을 말하자, 과부는 "그럼 그 집에 가서 하룻밤만 자고 오너라" 하면서 동침을 허락했다.


그날밤 여종은 이웃 홀아비와 한이불을 덥고 자면서 일을 치르게 되었는데 방사 직전에 홀아비가 미리 다짐을 두는 것이었다.


"네가 만일 나와 일을 시작해서 다 끝낼 때까지 아롱우(阿籠牛)어롱우(於籠牛) 두 가지 말만을 외운다면 소를 빌려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사이에 행여 다른 소리가 나오면 소를 빌려 주지 않을 테니 그리 알고 명심해라. 내 말대로 하겠느냐?"


우리 속어에 아롱은 작은 얼룩이고 어롱은 큰 얼룩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아마 소가 얼룩달룩한 모양이다. 아뭏든지 여종은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 하고 쾌히 응낙하였다.


물론 여종은 처음 한동안은 약속한 대로 그 말을 잘 외웠다. 양물이 옥문으로 들어올 때는 아롱우, 나갈 때는 어롱우...


그러나 횟수가 점차로 빨라지자 느낌도 너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중엔 너무나 좋은 나머지 전후구별없이 어롱어롱만 하더니 드디어 절정에 도달하자 어어, 어~어, 하면서 그만 일을 끝내고 말았다.


여종은 결국 소를 빌리지 못하게 되자 크게 낙망하여 집으로 돌아갔다. 그 사실을 보고받은 여주인은 대수롭지 않은듯이, "그 두가지 말이 뭐가 그리 어렵다는 게냐. 네가 그 쉬운 약속도 지키지 못해 소를 못 얻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농사를 짓느냐?" 하고 질책하였다.


이윽고 여주인은 한해 농사를 그르칠 수가 없어 마침내 어려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가 홀아비에게 가서 다시 한번 다짐을 단단히 받고 드디어 그와 일을 치르게 되었다.


처음엔 과부가 흥분을 잘 참아내며 매우 침착하게 "아롱우, 어롱우......" 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차츰 일이 계속되면서 점점 호흡이 거칠어지자 마침내 오랫동안 참아왔던 혈기를 거스를 수 없어 결국 방농(方濃)하여 견딜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아롱......아롱......" 하더니만 홀애비가 좀 더 쎄게 나아가자 그만 더 이상 참지를 못하고서 그만 "알알......알알......" 하면서 일을 끝내고 말았다.


그러자 홀애비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대 또한 약속을 어겼소이다. 어찌 약속만 어긴 것이겠소. 나중엔 차례까지 잃고 함부로 알알......하며 입으로만 끝냈으니 절대로 내 소를 빌려 줄 수 없소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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