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없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광화문글판 겨울편...쉼보르스카의 ‘두 번은 없다’
이번 '겨울편'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의 시 '두 번은 없다(원제 : Nic Dwa Razy)'에서 가져왔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여성으로는 세 번째로 199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폴란드의 대표 시인이다.
이 시는 폴란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폴란드 전 국민이 애송하는 시인의 대표작이다. '너'와 '나'가 각각의 개성을 가진 존재임을 인식했을 때, 비로소 상대방을 포용할 수 있는 성숙된 사회를 이룰 수 있음을 역설한 시다.
이번 광화문글판 글귀는 우리 모두는 유일하고 귀한 존재이므로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지혜로운 삶을 살자는 의미를 담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가 되풀이 되지 않듯 지금의 어려움이나 고통도 지나갈 테니 단 한번뿐인 우리 인생을 걱정이나 불안에 휩쓸려 낭비하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자는 것.
이번 글판 디자인은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청년의 이미지를 통해 마음을 열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지를 담아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제의 좌절과 내일의 불안감으로 힘든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다가오는 새해에는 스스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충실한 삶을 살아가자는 뜻에서 이번 글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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