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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가 망친 나라

풍월 사선암 2017. 8. 27. 08:29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왼)과 자신의 후계자로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오징어가 망친 나라 
(정연태. 국가혁신포럼회장)
 
최고의 대통령이라 칭송받던 사람이 있었다.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그는 브라질의 신화 그 자체였다. 원자재, 석유, 곡식 등 브라질의 대표자원이 해외에 고가로 팔려나가면서 나라에는 돈이 넘쳐났고, 룰라는 그 돈을 국민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줬다. 일을 안 해도 돈을 주고, 퇴직을 하면 다른 직장을 구할 때까지 월급을 대신 줬다.
 
가장이 죽으면 나라가 월급을 대신 주고, 가장이 범죄로 감옥에 가도 나라가 월급을 챙겨줬다. 이외에도 무상으로 상당한 수준의 복지를 해주던 룰라 대통령. 그는 국민의 아버지,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으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 지지율이 83%에 달했을 정도다.
 
룰라는 어렵지 않게 대통령을 연임했고, 후임 대통령으로는 룰라가 키운 노동자 당의 지우마 호세프가 당선된다. 그리고 브라질의 처참한 몰락이 시작된다. 룰라가 그동안 국민들에게 팬서비스하면서 퍼부은 돈들이 그대로 빚으로 돌아온 것이다.
 
룰라가 애써 감추려 했던 문제들이 후임 대통령 때 수면위로 드러난다. 병원, 상수도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는데,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 무상복지, 월드컵 개최 등 막대한 소모성 정책들을 추진했던 브라질. 월드컵이 끝남과 동시에 경제는 엉망진창이 된다.
 
1:2였던 달러 환율은 1:4까지 뛰었고 물가는 체감 상 두 배 이상 올랐다. 국고는 완전히 바닥나서 각종 복지가 중단되었고, 브라질의 최대 축제인 카니발까지 취소될 위기에 처한다. 결국 브라질 정부는 빚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다.
 
석유가 넘쳐나는 브라질에서 국제유가와 관계없이 기름 값을 두 배 이상 인상한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 전기세 인상, 수도세 인상, 자동차 벌금 5~10배 인상 등 모든 분야에서 막대한 인상이 시작되었다.
 
룰라의 치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약자를 위하는 것 같던 그 선량한 룰라 전 대통령이 엄청난 부정부패에 연루되었다는 혐의가 드러난다. 나락으로 떨어진 브라질의 경제와 행정부의 부패에 브라질 국민들은 뒤늦은 깨달음을 얻고 룰라와 그 측근들을 제거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펼친다.
 
룰라가 돈을 퍼줄 때까지만 해도 브라질 국민들은 그것이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오히려 그를 사랑하고 지지함으로써 막대한 권력을 줬다. 그리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갔다.
 
브라질은 한때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 재미있게도 룰라는 포르투갈 어로 오징어를 뜻한다. 오징어는 브라질에서 혐오의 상징이 되었다. 국가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인기를 위해 모든 것을 퍼주며 차츰차츰 나라의 미래를 망친 브라질의 오징어 룰라.
 
지금 문대통령이 하고 있는 것과 너무도 같지 않나요? 국민 각자가 똑똑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 모두는 브라질 보다 더 비참한 모습으로 살게 됩니다. 왜냐고요? 우리는 업친 데 덥친 격으로 북한 김정은의 협박을 받고 있고 국가안보까지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