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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3대 원칙' 지켜야 혈당 잡는다

풍월 사선암 2017. 4. 5. 09:03

'식사 3대 원칙' 지켜야 혈당 잡는다

 

당뇨병 환자인 주부 정모(57)씨는 건강 정보 TV 프로그램을 보다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이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그 후로 몇 달간 해당 식품만 챙겨 먹었다. 얼마 전에는 '과일은 당이 많아 당뇨병 환자에게 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좋아하던 과일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하지만 정기검진 때마다 의사는 정씨에게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교사 최모(55)씨는 채소 위주의 식습관이 혈당 관리에 좋다는 말을 듣고 최근 채식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충분히 잠을 자도 몰려오는 피로감에 주치의를 찾았다. 의사는 "단백질 섭취를 극도로 줄여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 김대중 홍보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당뇨병 환자들은 보통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만 신경쓰다가 오히려 영양 불균형에 빠지거나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 5년새 25% 늘어… 합병증도 덩달아 26%↑


당뇨병 환자 중 상당수는 당뇨병 식단 차리기를 어렵게 생각해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식사요법의 기본 원칙은 골고루·적당히·제때 식사를 하는 것이다.

 

정씨나 최씨처럼 당뇨병 환자들이 식사요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당뇨병 식단은 차리기 어렵다는 편견과, 당뇨병에 특효인 식품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제대로된 식사요법을 실천하지 않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에서 당뇨병 환자 14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2%가 영양이 불균형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또한 식사요법을 실천하지 않아도 약만 먹으면 문제가 없다고 안심하는 환자도 많다. 대한영양사협회 조영연 부회장(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장)"실제로 환자들은 식사량만 줄여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약을 제대로 먹는데 왜 식품까지 신경써야 하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남성들의 경우 식단은 여자들이 신경쓰는 일이라며 실천 의지가 없는 환자도 꽤 많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관리를 하는 데 식사요법은 약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꼭 지켜야 한다. 식사요법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원칙을 기억하면 된다. '골고루·적당히·규칙적으로' 먹는 것이다. 곡류, 어육류, 채소, 지방 등 6가지 식품군을 자신의 체중과 활동량에 따라 권장 섭취량에 맞춰 먹으면 된다.

 

"당뇨병 식사요법, 혈당 낮추는 효과 과 비슷"

 

당뇨병 환자들이 혈당 관리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요법이다. 지난 4월 질병관리본부가 당뇨병 전단계 환자들을 대상으로 생활요법(운동·식사요법)이 당뇨병 예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해외 연구 30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식사요법만 진행한 경우가 운동요법만 진행한 경우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낮았다.

 

대한당뇨병학회 안규정 식품영양이사(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혈당을 높이는데 있어 식품 섭취가 더 직접적이다""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는 식품 위주로 섭취하면 혈당을 충분히 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규정 이사는 "당뇨병 초기 환자의 경우 식사요법만 제대로 해도 약 복용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식단 구성 5단계


당뇨병은 발병 순간부터 식사요법을 실천해야 한다. 하지만 밥상을 차릴 때마다 매번 열량과 영양소를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 등을 고려한 식단 구성 가이드를 따르면 당뇨병 식단을 쉽게 차릴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노미라(보라매병원 영양팀 임상영양사), 박영미(분당서울대병원 영양팀 임상영양사) 홍보위원과 함께 당뇨병 식단 구성 5단계를 알아본다.

 

1단계, 표준 체중 계산하기

 

하루에 섭취해야 할 열량을 계산하기 위해 먼저 표준 체중을 알아야 한다. 남자의 경우 '(m)의 제곱×22', 여자는 '(m)의 제곱×21'이 표준 체중이다. 예를 들어, 키가 175인 남성 A씨의 표준 체중은 '1.75²×22'67.3이다.

 

2단계, 필요 열량 계산하기

 

1일 필요 열량은 개인의 활동량에 따라 달라진다. 육체 활동이 거의 없는 사람은 '(표준체중×24)30(/)'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다. 반면, 교사나 세일즈맨 등 보통의 활동을 하는 경우 '(표준체중×30)35', 농부나 육체노동자 등 심한 육체 활동을 하는 경우 '(표준체중×35)40'을 통해 하루 필요 열량을 계산하면 된다. 만일, A씨가 교사라면 하루 필요 열량은 '(67.3×30)35'1984. 다만 비만이라면 하루 필요 칼로리보다 500~ 1000줄이고, 저체중이라면 500정도 더 섭취하면 된다.

 

3단계, 식품군별 교환단위 수 알기

 

식품은 영양소 구성이 비슷한 것에 따라 곡류, 어육류, 채소, 지방, 우유, 과일 등 6가지 식품군으로 분류한다. 같은 식품군 내에서 동일한 영양 성분과 열량을 가진 식품은 서로 바꿔먹을 수 있다. 이때 사용하는 단위가 '교환단위'. 예를 들어, 곡류군의 '1교환단위'는 탄수화물 23g, 단백질 2g이 포함돼 100를 내는 식품으로 쌀밥 3분의 1공기(70g), 삶은 국수 2분의 1공기(90g), 식빵 1쪽 등이 속한다. 따라서 탄수화물 1교환단위를 먹어야 한다면 위의 식품 중 아무거나 선택해서 먹으면 된다. 각 식품군별로 필요한 교환단위는 '1일 필요 열량'에 따라 다르다그래픽 참조. 만일 A씨가 정상체중이라면 1일 필요 열량은 약 2000로 하루에 곡류군 10단위, 어육류군 5단위, 채소군 7단위, 지방군 4단위, 우유군 2단위, 과일군 2단위를 섭취해야 한다.

 

4단계, 세끼 식사량 정하기

 

각 식품군별 교환단위를 끼니별로 세 차례로 나눈다. A씨는 하루에 곡류군을 10단위로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3단위, 점심 4단위, 저녁 3단위로 나눠 먹으면 된다. 교환단위는 아침이나 저녁보다 점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분배하는 것이 좋다. 우유나 과일의 경우 아침과 점심 식사 2~3시간 후에 먹는다. 지방군은 보통 조리시 들어가는 식용유 등 기름으로 충분히 섭취 가능하기 때문에 섭취량을 따로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5단계, 식품 정하기

 

교환단위에 맞춰 먹을 식품을 정한다. 만일 A씨가 아침에 곡류군 3단위, 어육류군 2단위, 채소군 2단위를 먹는다면 곡류군 3단위에 해당하는 잡곡밥 1공기(210g), 어육류군 2단위에 해당하는 연두부 5분의 2토막(150g), 채소군 2단위에 해당하는 콩나물국 1그릇(70g)과 미역줄기볶음 1접시(70g)를 선택하면 된다. 식품을 고를 때는 튀김이나 삼겹살, 드레싱류 등 지방이 많은 식품은 가급적 삼가고 혈당을 높이는 단순당이 많이 함유된 음료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 당류 섭취 주의

 

아침에 빵·주스하루 권고량 '훌쩍'

 

당뇨병 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당() 섭취이다.


▲가공식품에는 당()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당뇨병 환자는 가급적 안 먹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을 먹는다면 제품 뒷면 영양표시에서 당 함량을 확인해 하루 50g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당류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혈당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나트륨보다 당류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높인다는 연구가 나왔다""당을 12g 줄이면 혈당이 40~50이 떨어지는 만큼 당뇨병 환자는 당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2007~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당류 섭취와 질병 발생의 상관성을 비교한 결과, 가공식품으로부터 당류를 하루 열량의 10% 이상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41%, 비만은 39%, 고혈압은 66%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총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루에 총 2000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200를 당으로 섭취해야 한다. 이를 당으로 환산하면 50g이다. 그러나 50g의 당은 생각보다 적다. 주스 한두 병만 마셔도 권고량을 훌쩍 넘는다.

 

당뇨병 환자, 외식할 땐 이렇게

 

곡류·어육류·채소 골고루 든 비빔밥·회덮밥 추천

 

당뇨병 환자는 항상 어떤 음식을 먹을까 고민을 해야 한다. 하루 세끼 집에서 차린 음식을 먹는다면 큰 걱정이 없겠지만,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지난해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주세영 교수팀이 199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국내 성인의 하루 평균 외식 횟수는 0.9회였다.

 

세끼 중 한끼는 외식을 하는 셈. 외식을 하면 더 많은 양의 열량·지방·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는데, 주 교수 조사결과 14년 새(1998~2012) 외식을 통한 하루 섭취 열량은 12%, 지방 섭취량은 26%, 나트륨 섭취량은 24% 증가했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최진선 영양사는 "당뇨병 환자는 가급적 외식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해야 한다면 건강에 이로운 메뉴를 선택하거나 양을 줄여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외식을 할 때는 곡류, 어육류, 채소 등이 골고루 들어간 메뉴를 적당량 먹어야 한다. 한식 메뉴로는 비빔밥·쌈밥을 추천한다.

 

 

한식당비빔밥·쌈밥 추천

 

한식당에서 백반을 먹을 때는 열량이 낮은 채소 반찬 위주로 먹고, 국이나 찌개는 나트륨이 많기 때문에 건더기만 먹는다. 설렁탕·갈비탕의 단품 메뉴를 선택할 때는 밥량을 줄여 먹는 것이 좋다. 당면이나 국수사리가 들어있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식당초밥 먹을 땐 채소 곁들여야

 

초밥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밥이 들어있다. 초밥 2~3개에는 밥 3분의 1공기가 들어있으므로 밥의 양을 잘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 초밥을 먹을 때는 채소 반찬을 함께 먹어야 한다. 생선회를 먹을 경우에는 어육류만 과식할 수 있다. 항상 채소를 함께 섭취하고 밥이나 우동 같은 곡류군도 알맞게 섭취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일식당초밥 먹을 땐 채소 곁들여야

 

초밥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밥이 들어있다. 초밥 2~3개에는 밥 3분의 1공기가 들어있으므로 밥의 양을 잘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 초밥을 먹을 때는 채소 반찬을 함께 먹어야 한다. 생선회를 먹을 경우에는 어육류만 과식할 수 있다. 항상 채소를 함께 섭취하고 밥이나 우동 같은 곡류군도 알맞게 섭취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중식당채소·어육류 많은 짬뽕 추천

 

중식은 칼로리가 높고 기름기가 많으며 나트륨 함량이 높아 당뇨병 환자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최진선 영양사는 "그나마 짜장면, 짬뽕, 볶음밥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은 채소와 해산물이 풍부한 짬뽕"이라며 "짬뽕을 먹을 때도 채소나 해산물을 먼저 건져 먹고 면과 국물은 덜 먹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허벅지 근육, 포도당 70% 소모고혈당 막아

 

당뇨병 환자는 허벅지 근육부터 키워야 한다. 허벅지 근육이 많으면 혈당이 쉽게 높아지지 않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기능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한국·덴마크 등 국내외 전문가들은 5년여 전부터 허벅지 근육과 당뇨병의 상관관계에 주목, 허벅지 근육이 많고 둘레가 길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적다는 연구를 내고 있다.

 

혈당 소모하고 인슐린 기능 올려

 

허벅지에는 온몸 근육의 3분의 2 이상이 모여있다. 그래서 허벅지 근육을 키우면 근육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근육은 몸속 장기·조직 중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부위"라고 말했다. 연세조홍근내과 조홍근 원장은 "허벅지 근육은 섭취한 포도당의 70% 정도를 소모하기 때문에, 허벅지 근육량이 많을수록 식후 혈당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음식물을 섭취해 몸속 포도당이 많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몸속 장기·조직 등에 포도당을 보내 에너지원으로 쓰게 만든 뒤, 마지막으로 근육세포에 보내 근육의 에너지원으로 쓰게 한다. 따라서 허벅지 근육을 키우면 근육세포가 필요로 하는 포도당 양이 급격히 증가, 잉여(剩餘) 포도당이 줄어 혈당이 높아지지 않는다.

 

 

반면 허벅지 근육이 적으면 근육세포에 포도당이 적게 들어간다. 잉여 포도당이 많아지고, 혈당을 올린다그래픽. 연세대 보건대학원이 30~79세 성인 약 32만명을 대상으로 허벅지 둘레와 당뇨병 유병률의 관련성을 분석했더니, 허벅지 둘레가 길수록 당뇨병 위험도가 낮았다. 남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60이상이면 43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4배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