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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5G 이동통신의 시대

풍월 사선암 2017. 2. 25. 20:04

응답하라, 5G 이동통신의 시대

 

몇 년 전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가 케이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아이돌 팬덤 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1997년을 배경으로, 흔하지만 그럼에도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과 함께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의 생활상에 녹여냈던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오프닝 화면부터 1997년 대를 실제 경험했던 이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키보드 타이핑 소리, 파란 화면에 새겨지는 글자, 그리고 모뎀 연결을 상징하는 효과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컴퓨터를 전화선과 연결시켜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모뎀이라는 장치 덕분에 우리는 통신을 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2017, ‘이동통신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발전하며 우리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20년 전 모뎀은 우리의 삶을 센세이셔널 하게 바꿔놨다. 음성만 오가던 전화선으로 텍스트가 오가고, 사진을 주고 받고, 심지어 작은 용량의 동영상도 모뎀을 통해서 저 멀리에 있는 사람과 교환할 수 있게 된 시대. 100메가도 안 되는 동영상 하나 받으려고 끊기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새벽 내내 뜬 눈으로 모니터를 지켜보던 그 시절의 우리 모습은 어느 새 과거의 추억을 그리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되었다. 드라마를 보며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는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2시간 분량의 영화를 실시간으로, 그것도 HD급의 고화질로 즐기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다 더 빠른, 5G의 시대가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다.

 

글로벌 기업들, 5G를 향해 뛴다


세계의 IT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두 개의 글로벌 전시회가 있다. 바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에 개최되는 CES(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월에 개최되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가 그것이다. 발 빠르게 변하는 IT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국내외의 내로라 하는 언론사들과 IT 기업들은 거금을 들여 이 전시회에 참가, 정보를 캐내느라 촉각을 곤두세운다.

 

올해 두 행사에서 공통적인 주제는 단연 ‘5G(Generation) 이동통신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은다. 향후 선보이게 될 5G 서비스 기반의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 가상증강현실(VRAR) 등 응용 서비스가 구체화될 것이며, 이러한 기능들이 스마트폰에 녹아 들어 새로운 진화를 해나간다는 게 두 행사의 요지다.

 

인텔이 기가비트급 속도의 5G 모뎀을 세계 최초로 발표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량과 사물인터넷, 무선 광대역 기술 등을 선보였는가 하면 퀄컴은 5G 주파수로 각광받고 있는 28밀리미터파 대역을 지원, 최대 5Gbps 속도를 내는 X50 모뎀 칩을 출시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로 5G커넥티드카인 `T5`를 선보였고 5G를 응용한 다양한 가상(VR)증강(AR) 서비스도 시연했다. KT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5G 기반 VR 생중계 등 서비스를 선보였고, 화웨이는 `5G로 구현한 가상세계`를 주제로 5G 커넥티드카, 차세대 미디어 등 응용서비스를 내놓았고, 노키아는 5G 네트워크 기반 VR 생중계 서비스 시연과 5G를 커넥티드카에 적용할 플랫폼을 준비했다. 에릭슨 역시 네트워크 사회를 주제로 5G가 만들어갈 미래상을 제시했다.

 

5G, 무엇이 달라지나

 

아직도 광고에서는 4G를 의미하는 LTE를 외쳐대고 있는데 글로벌 IT 기업 및 이동통신 업체들은 왜 이렇게 5G에 열광하는 걸까? 무선 인터넷 사용자들의 데이터 소비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4G 네트워크도 용량의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4G5G의 다른 점을 살펴보기에 앞서 이동통신의 역사를 알면 이해하기 쉽다. 우리나라 최초의 차량전화 서비스가 시작된 1984년 무렵 첫 선을 보인 1G 이동통신 시대엔 아날로그의 음성통화만이 가능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나온 휴대전화 역시 아날로그 기반이었다. 이후 1996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2G 이동통신이 시작되면서 휴대전화에서 문자를 보내고 받는 게 가능해졌다. 아날로그 음성을 쪼개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거나 디지털 신호 자체의 전송도 가능한 퀄컴의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방식)가 도입된 것이 바로 이 때다.

 

3G 이동통신 서비스부터 음성 데이터와 비음성 데이터(데이터, 메일, 문자 등) 모두 전송이 가능해져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보내고 동영상 같은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해졌다.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제낀 4G 이동통신 기술이 선보인 이후 더 많은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해져 모바일 기기에서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는 최대 300Mbps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LTE가 바로 4G 이동통신이다.

 

그러면 5G 이동통신은 어떤 수준일까? 5G 이동통신은 기존 이동통신 기술이 2GHz 이하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28GHz의 높은 주파수를 사용한다. 이처럼 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속도 때문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저대역 주파수는 도달 거리는 긴 반면,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5G 이동통신의 고대역 주파수는 도달거리는 짧지만 4G보다 20배 빠른 게 장점이다.

 

5G, 어디까지 왔나

 

5G2020년 상용화를 앞두고 초고속, 초저지연, 초대용량이라는 3대 목표를 실현하는 기술과 각종 표준이 상용화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정의에 따르면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인 이동통신 기술로, 1반경 안의 100만개 기기에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시속 500고속열차에서도 자유로운 통신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4G 이동통신의 다운로드 속도인 300Mbps에 비해 70배 이상 빠르고, 일반 LTE에 비해선 280배 빠른 수준이다. 영화 1GB 영화 한 편을 10초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이다.

 

글로벌 IT 업체들이 5G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속도 때문만이 아니다. 사물인터넷(IoT)이나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에 최적화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속도 외에 끊김이나 지연 등의 현상이 없어야 하는데 5G 기술은 이를 보장하면서도 안정적이고 응답속도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VR) 콘텐츠의 경우 용량이 커서 현재의 4G LTE 환경에서는 실시간 사용이 어렵다.

 

5G는 당장에라도 적용 가능하지만 5G를 구현하는데 있어 아직 보안이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IoT 등이 5G 기반으로 활성화되면 홈 자동화 및 보안시스템, 웹캠 등의 취약점을 겨냥한 공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해킹을 통한 이용자 행태 및 성향 등의 정보가 유출돼 악용될 수도 있다. 금융 비대면 서비스로 인한 5G 기반의 모바일 뱅킹 역시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보다 안전하게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보안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AhnLab 2017-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