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아이가 주고받는 말이 정겹다. 사랑이 그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모습이다. 아, 따스해. 아이는 엄마에게 왜 내가 좋으냐고 묻고, 엄마도 아이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대답은 다 '그냥'이다. 그렇다, 좋은데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조건이 붙으면 이미 그것은 조건부 사랑이다. 좋은 건 따질 게 없다. 따지면 의도된 사랑이다. 부모 자식 사이에는 '그냥' 좋아야 하지 않을까. 특히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무엇이든 '그냥' 베푸는 것이다. 자식들도 엄마처럼 사랑을 '그냥' 주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 사이도 '그냥' 좋으면 안 될까?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국어 시간에 처음 배운 글이 '사이좋게 놀자'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의미 깊은 말이다. 세상 사람이 사이가 좋으면 다툼도 전쟁도 사라질 것이다. 좋은 사이가 새해에는 '그냥' 끓어 넘쳤으면 하는 바람이 머릿속에서 부풀어 오른다. 그냥, 그냥. 이 시는 해설이 별 필요 없는 그냥 좋은 시이다. |
'행복의 정원 > 애송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의 얼굴 - 이해인 (0) | 2017.02.04 |
---|---|
작은 기도 - 이해인 (0) | 2017.01.27 |
있는 힘을 다해 - 이상국 (0) | 2016.12.30 |
마른 장작 / 김용택 (0) | 2016.11.14 |
문정희 시 - 남편, 부부, 오빠 (0) | 2016.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