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그냥 - 문삼석

풍월 사선암 2017. 1. 23. 17:25

 

어머니와 아이가 주고받는 말이 정겹다.

사랑이 그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모습이다.

, 따스해. 아이는 엄마에게 왜 내가 좋으냐고 묻고,

엄마도 아이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대답은 다 '그냥'이다.

그렇다, 좋은데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조건이 붙으면 이미 그것은 조건부 사랑이다.

좋은 건 따질 게 없다. 따지면 의도된 사랑이다.

부모 자식 사이에는 '그냥' 좋아야 하지 않을까.

특히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무엇이든 '그냥' 베푸는 것이다.

자식들도 엄마처럼 사랑을 '그냥' 주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 사이도 '그냥' 좋으면 안 될까?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국어 시간에 처음 배운 글이 '사이좋게 놀자'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의미 깊은 말이다.

세상 사람이 사이가 좋으면 다툼도 전쟁도 사라질 것이다.

좋은 사이가 새해에는 '그냥' 끓어 넘쳤으면 하는 바람이 머릿속에서 부풀어 오른다.

그냥, 그냥. 이 시는 해설이 별 필요 없는 그냥 좋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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