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마른 장작 / 김용택

풍월 사선암 2016. 11. 14. 10:34


마른 장작 / 김용택

 

비 올랑가

비 오고 나먼 단풍은 더 고울 턴디

산은 내 맘같이 바작바작 달아오를 턴디


큰일났네

내 맘 같아서는 시방 차라리 얼릉

잎 다 져부렀으먼 꼭 좋것는디

그래야 네 맘도 내 맘도 진정될 턴디

 

시방 저 단풍 보고는

가만히 못 있것는디

, 이 맘이 시방 내 맘이 아니여!

시방 이 맘이 내 맘이 아니랑게!

 

거시기 뭐시냐

저 단풍나무 아래

나도 오만 가지 색으로 물들어갖고는

그리갖고는 그냥 뭐시냐

거시기 그리갖고는 그냥

확 타불고 싶당게

 

너를 생각하는 내 맘은

시방 짧은 가을 빛에

바짝 마른 장작개비 같당게

나는 시방 바짝 마른 장작이여! 장작

 

- 김용택,그래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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