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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으로 알 수 있는 건강 상태

풍월 사선암 2014. 11. 13. 09:55

톡 쏘는 악취 나면 방광염, 검붉은색 띠면 콩팥 이상

소변으로 알 수 있는 건강 상태

 

소변은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건강검진 시 소변검사를 기본으로 시행하는 이유는 간편한 방법으로 여러 질병을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변은 수십 가지의 질병을 판별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소변 색깔과 냄새가 평소와 다르다면 병이 생겼을 수 있다. 생활습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식습관이나 운동량 등이 평소와 같은데도 소변에 변화가 있다면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소변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려면 평소에 소변 색깔이나 냄새를 확인하는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요로(尿路) 기관 영향 많이 받아

 

소변은 콩팥요관방광요도를 거쳐 몸 밖으로 나오며<그래픽 참고>, 색깔·냄새 등은 이런 요로(尿路) 기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콩팥에 문제가 있으면 혈뇨(血尿)가 나온다. 콩팥 속 모세혈관 다발인 사구체, 혈액 중 소변 성분(수분·노폐물·전해질)을 흡수하는 보먼주머니, 모세혈관으로 둘러싸인 세뇨관, 소변이 모이는 신우 중 한 곳에라도 염증·결석·종양이 생기면 소변에 혈액이 섞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안신영 교수는 "요관·방광·요도를 거치면서 적혈구의 색깔이 짙어진다""이때의 혈뇨는 보리차나 간장을 탄 물처럼 검붉은색을 띤다"고 말했다.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지나 방광으로 간다. 요관에는 결석(結石)이 잘 생기는데, 결석이 있으면 혈뇨와 함께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 느껴진다. 결석이 방광과 가까운 곳에 생기면, 방광을 자극해 빈뇨를 유발하기도 한다.

 

방광염이 생기면 소변에 고름이 섞여서 색깔이 탁해진다. 소변에서 악취가 날 때도 방광염을 의심해야 한다. 세균이 소변 속의 노폐물을 분해해 암모니아를 만들어내면 코를 톡 쏘는 냄새가 난다. 한양대병원 비뇨기과 박성열 교수는 "방광근육 기능이 떨어지면 소변이 계속 마렵거나 잔뇨감 등이 느껴진다""이를 막으려면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말고, 카페인·자극적인 음식과 술·담배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도는 소변이 지나가는 마지막 통로다. 여기에 결석·염증·암이 생기면 통증과 함께 붉은색 혈뇨를 본다. 한편, 남자는 요도의 길이가 20정도로 길지만, 여자는 4~5로 짧다. 이 때문에 여성은 세균이 요도를 타고 방광으로 쉽게 침입해 염증이 잘 생긴다.

 

소변검사로 간·갑상선 기능도 확인 가능

 

소변검사는 간편해서 병원에서도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검사법이다. 검사 방법은 크게 요시험지봉 검사와 요침사 검사가 있다. 요시험지봉 검사는 시약이 함유된 검사지가 붙은 작은 플라스틱 막대에 소변을 묻혀 색깔 변화를 보고, 요침사 검사는 소변을 원심분리해 가라앉은 부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요시험지봉 검사로는 소변의 질량, 산도, 대사물질(단백··케톤 등) 함량 등을 알 수 있다. 이런 수치를 갖고 요로 기관의 염증·종양이나, 간 기능·영양 상태·당뇨병 등을 짐작한다. 요침사 검사를 하면 소변 속에 든 적혈구, 백혈구, 세포, 세균 등이 보인다. 염증·종양뿐 아니라 중금속 중독·갑상선기능저하증·대사 장애·간염 여부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소변검사를 통해 결석·염증·종양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그 위치나 크기 등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상계백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한태희 교수는 "소변검사는 확진(確診)보다는 선별 목적으로 쓰는 게 맞다""여기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정밀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보는 소변색깔··냄새로 질병 잡아낸다

 

노랗고 투명해야 정상수분 부족하면 진해져

붉거나 거품 많으면 비뇨기 질환 검사받아야

 

소변은 우리 몸의 '건강 신호등'이다. 소변을 배설물이라는 이유로 더럽게만 여기는데, 소변만 잘 관찰해도 질병을 초기에 잡아낼 수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2500년 전 소변을 갖고 병을 진단했다. 조선시대 허준도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한 일이 선조와 광해군의 대소변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선주 교수는 "소변은 몸의 대사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평소에 소변을 볼 때 바로 물을 내리지 말고, 색깔이나 냄새 등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피는 습관을 들이면 몸 상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변은 90%의 물과 10%의 대사 산물(代謝産物)로 이뤄져 있다. 요소·포도당·아미노산·무기염류 등이 들어 있는데, 섭취하는 음식이나 대사 기능에 따라 구성 성분의 비율이 약간씩 달라진다.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맥주에 물을 탄 것처럼 노란 빛을 띠면서 약한 지린내가 난다. 색깔이 조금 짙거나 옅어지는 것은 대부분 수분 섭취량에 따른 변화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소변이 평소보다 탁하거나 피가 섞인듯 붉거나 거품이 일거나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색이 옅거나 암갈색·푸른색·주황색 등을 띤다면 질병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소변 보는 횟수나 양도 중요하다.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에 갔는데도 정작 소변이 얼마 안 나오면 방광염이나 전립선비대증 등 비뇨기 질환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질병 자체도 문제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므로 빨리 찾아내 치료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건강검진 시 소변검사를 빠뜨리지 않고 시행한다. 비교적 간편한 방법으로 비뇨기 질환·호르몬 이상·대사 기능 저하 등 여러 문제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소변으로 자폐증이나 대장암, 방광암 위험을 알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선주 교수는 "소변을 이용해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의 범위는 앞으로 계속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약해진 소변 줄기, 발기부전 신호

 

소변과 정력 / 전립선 커지면 요도 압박 / 발기부전도 함께 나타나

 

소변 줄기는 '정력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옛날 영화를 보면 '정력이 세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폭포수를 대신 보여주기도 하고, '남성'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진 복분자(覆盆子)는 먹고 나서 소변을 보면 요강이 뒤집힐 정도로 소변 줄기가 강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처럼 강한 소변 줄기와 정력의 상관 관계에 대한 믿음은 강하다.

 

이런 믿음은 의학적으로도 일정 부분 맞다. 남성의 소변 줄기가 약해지면 십중팔구가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 전립선은 정액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사정(射精)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변과 정액은 모두 요도를 통해서 나오는데, 요도를 도넛처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과 정액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전립선비대증은 50세 이상 남성의 절반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데,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은 발기부전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정우식 교수는 "과거에는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은 단순한 노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질병·노화로 인해 손상된 신경·혈관이 전립선과 발기 조직에 모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성욕감퇴·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다.

 

정 교수는 "소변 줄기가 갑자기 약해지면 전립선의 이상 신호일 수 있고,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 장애가 있을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루 8회 넘게 화장실 가고 자다 깨서 소변 보면 '비정상'

 

배뇨장애 바로 알기

 

노화와 각종 질병,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소변 배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배뇨장애'라고 하는데, 배뇨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빈뇨·요절박·야간뇨

 

대표적인 배뇨 장애가 빈뇨(頻尿), 요절박(尿切迫), 야간뇨 3가지다. 빈뇨는 하루에 8회 이상(정상 4~7) 소변을 보는 것이다. 수분 섭취가 과도하거나 방광염·전립선비대증·요도협착증 등의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난다. 아무런 질환이 없더라도 빈뇨가 생길 수 있는데, 일상 생활에 불편을 끼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증상이다.

 

요절박은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요의(尿意)를 심하게 느끼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방광이 민감해져 요절박이 생길 수 있다. 급성 방광염·전립선비대증이 있어도 요절박 증상이 나타난다. 야간뇨는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깨는 것이다. 노화로 인한 방광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60대의 70%가 경험한다.

 

물 섭취량 조절해야

 

배뇨장애가 심하면 병원에서 약물치료·바이오피드백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빈뇨가 있다면 우선 커피와 알코올 섭취를 줄여야 한다. 커피와 알코올은 이뇨 작용이 있어 소변을 자주 보게 만든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셔도 안된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 교수는 "'물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믿음 때문에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있다""1.5~2L 정도의 수분 섭취는 건강에 이롭지만, 3L 이상이 되면 빈뇨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요절박이 있다면 요의를 느꼈을 때 바로 화장실에 가지 말고 15~20분 참아 보자. 참는 시간을 점점 늘려 가면 방광 용적이 늘어나 도움이 된다. 야간뇨가 문제라면 저녁 식사 후에는 수분 섭취량을 줄이고, 잠자기 2시간 전부터는 물은 안 먹는 게 좋다.

 

이규성 교수는 "배뇨장애가 있는 남성이라면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소변을 볼 때는 골반 근육이 이완되는데, 서 있으면 골반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