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그리고 ~불구하고
눈부셨던 사랑이 어느 날, 씁쓸한 이별로 다가왔을 때,
사람들은'왜?' 라는 의문을 가진다.
그토록 사랑하던 우리가,
서로밖에 몰랐던 우리가 왜 이별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를 찾아보면 대부분 다음과 같다.
처음 그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때문에'였는데,
그 '∼때문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눈과 마음에 익숙해져
더 이상 아주 특별한 처음의 그것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사랑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한 대학의 총장님은 결혼하는 신랑, 신부에게
들려주는 주례사가 있다.
“왜 아담이 이브에게 '뼈의 뼈, 살의 살'이라고 했을까요?
왜 뼈부터 말했을까요? 천박한 사랑은 살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나 숭고한 사랑은 뼈의 아픔을 나누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살의 기쁨으로 시작하는 사랑은 오래 견디지 못합니다.
사랑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때문에'의 사랑과 '불구하고'의 사랑이 바로 그것입니다.
뼈아픈 고통을 서로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사랑이야말로
삶의 행복을 나누는 사랑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사랑을 오래가게 합니다.
뼈아픈 고통의 나눔은 곧 '불구하고'의 사랑을 뜻합니다.
'∼때문에'의 사랑은 원인이 소멸하면 사라집니다.
그러나 '불구하고'의 사랑은 악조건 속에서 뜨겁고 깊어집니다.
뼈의 수준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불구하고'의 사랑을 해야 합니다.”
<박성철님의 산문집 '약속' 중에서 >
<로트레크 - 물랭 루즈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있는 자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