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영상/음악영상

작은 연못 - 양희은,김민기

풍월 사선암 2014. 6. 6. 13:24

 

작은 연못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 날 연못 속의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첨부이미지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위에 작은배 띄우다가 깊은 물에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휙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양희은의 '작은연못'

작은연못-김민기

첨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