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풍월 사선암 2014. 4. 26. 00:18

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서 왕이 젊었을 때, 이웃 나라 왕의 습격을 받아 포로가 되었다. 아서 왕을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의 젊음과 이상에 마음이 움직인 이웃 나라 왕은 살려주는 조건으로 아주 어려운 문제를 제시했다. 아서 왕에게는 1년의 기한이 주어졌다. 만일 1년 안에 문제를 풀지 못하면 아서 왕은 죽게 되었다.

 

그 질문은 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대의 현자에게도 곤혹스러운 이 심원한 문제는 경험 없는 젊은 아서 왕이 풀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당장 죽는 것보다는 나으므로 아서 왕은 이웃 나라 왕의 제의를 받아들여 1년 안에 대답을 주기로 했다.

 

왕국으로 돌아온 아서 왕은 모든 이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왕자, 성직자, 현자 심지어 궁정 어릿광대까지. 모든 이들과 이야기해보았지만 아무도 만족할만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그에게 늙은 마녀를 찾아가보라는 것이었다. 아마 그 마녀라면 그 답을 알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대가는 엄청날 것인데, 그 마녀는 왕국에서 터무니없는 대가를 요구하기로 유명했다.

 

이윽고 1년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아서 왕은 마녀에게 가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마녀는 아서 왕의 질문에 답해주는 대신 먼저 그 대가에 동의하기를 요구했다. 그 늙은 마녀는 원탁의 기사 중에서도 가장 멋지고 아서 왕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한 랜슬롯 경과의 결혼을 원했다!

 

젊은 아서 왕은 소름이 돋았다. 마녀는 곱추인데다가 몰골이 흉측했다. 달랑 이빨 하나만 남은 입에서는 시궁창 냄새가 났으며 끊임없이 외설적인 소리를 뱉어내고 있었다 . 그는 그토록 혐오스러운 존재는 평생 본 적이 없었다. 아서 왕은 도저히 마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어 차라리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랜슬롯은 왕과의 알현을 요청했다. 그는 아서 왕의 생명보다, 원탁의 보존보다 더 중요한 대가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결혼이 선포되었고 마녀는 아서 왕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왕국의 모든 사람이 머리를 끄떡이며 마녀의 말을 인정했다. 그리고 아서 왕은 생명을 건지게 되었다.

 

일은 그렇게 진행되어 이웃 나라 군주는 아서 왕을 죽이지 않고 자유를 주었다. 랜슬롯과 마녀의 결혼식은 기가 막혔고, 왕의 마음은 해방감과 비통함 사이에서 갈가리 찢기고 있었다.

 

첫날밤이 되었다. 랜슬롯은 애써 스스로를 추스르며 침실로 들어섰다. 그러나 기막힌 광경이 눈앞에 벌어졌다. 침대에는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최고의 미녀가 누워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란 랜슬롯은 어찌 된 일인지 물었다.

 

미녀는 랜슬롯이 마녀로 있는 동안 너무도 잘 대해주었으므로 하루의 반은 흉물스런 마녀로 나머지 반은 아름다운 미녀로 있겠다며 밤과 낮 중 어느 때에 미녀로 있기를 원하는지 랜슬롯에게 물었다.

 

랜슬롯은 곤란한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낮에는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아내를 내보이며 밤에는 으스스한 마녀와 지낼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낮에 흉측스러운 마녀와 살다가 밤에는 아름다운 미녀와 지낼 것인가?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랜슬롯의 선택이 밑에 나와 있긴 하지만 읽기 전에 자신만의 선택을 한번 해보라

 

생각이 깊은 랜슬롯은 그 선택을 그녀 자신에게 맡기겠노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마녀는 하루 종일 미녀로 남아있겠다고 대답했다. 그것은 그가 그녀의 삶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도록 충분히 그녀를 존중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마녀가 이웃 나라의 공주였는데 다른 마녀의 저주를 받아 마녀가 되었고 자신을 진정으로 존중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 마법이 풀려 아름다운 공주의 본래 면목을 되찾게 된다는 내용을 첨가하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것입니다.

 

아서 왕은 영국의 전설적인 인물로 여러 문학작품에 인용되어왔고, 그의 실존 여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의 모험담과 기사도 정신은 영국민의 정신세계를 풍부하게 하였을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바 없습니다.

 

아서왕의 전설

 

아서는 브리튼의 왕 유서 펜드래곤(Uther Pendragon)과 왕비 이그레인(Igraine)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그레인은 원래 콘월의 공작(Cornwall)인 골로이스(Gorlois)의 아내였는데, 유서는 이그레인에게 매혹되어 그녀에게 접근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유서는 골로이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고, 골로이스가 전투에 나가있는 동안 자신이 이그레인과 동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그의 조언자인 마법사 멀린에게 부탁하였다.

 

멀린은 도움은 주겠으나 유서가 이 일의 댓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후, 마법으로 유서의 모습을 바꾸어 골로이스처럼 보이게 하였다. 그러한 모습으로 유서는 쉽게 골로이스의 성에 들어가서 이그레인과 동침하였다. 이때 이그레인은 아서를 잉태하게 되었고 그사이 골로이스는 전투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러자 유서는 곧 이그레인과 결혼하였다.

 

아서가 태어나자, 멀린은 유서에게 나타나, 그가 이그레인과 동침하도록 도운 댓가로 아서를 자신에게 줄 것을 요구하고, 아서를 데려갔다. 멀린은 아서를 엑터 경(Sir Ector)에게 맡겨 키우도록 했다. 세월이 흘러 유서는 전투 도중 죽음을 맞았고, 브리튼의 제후들이 서로 왕위를 계승하려고 함에 따라 한동안 혼란이 계속되었다.

 

캔터베리 대주교(the Archbishop of Canterbury)는 멀린의 조언에 따라 모든 제후와 기사들을 소집하여 왕이 될 사람을 가리기로 하였다. 이때 대성당 앞마당에 신비한 검이 꽂혀있는 거대한 돌이 갑자기 나타났는데, 검 둘레에는 황금 글씨로 엑스칼리버를 바위에서 뽑아내는 자가 진정한 브리튼의 왕이 될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거기 모여있던 많은 제후들과 기사들이 시도해 보았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일단 모든 기사들이 참가하는 토너먼트를 열 것을 제의하였고, 여기에는 아서의 양아버지인 엑터 경과 기사가 된지 얼마 안 된 그의 아들 케이 경(Sir Kay)도 참가하였다. 케이 경은 토너먼트에 참가하러 가다가 검을 집에 두고 온 것을 깨닫고 동생인 아서에게 검을 가져다 달라고 하였다. 아서는 집에서 검을 찾지 못하자, 대성당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는, 돌에 꽂혀있는 검을 떠올리고는 성당으로 달려가서 힘들이지 않고 그것을 뽑아 형에게 갖다주었다.

 

그 검이 엑스칼리버인 것을 알아본 케이 경과 엑터 경은 아서가 새로운 브리튼의 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아서에게 그의 친부모가 누구인지를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후와 기사들은 십대 소년이 엑스칼리버를 뽑았다는 사실을 의심하였기에 검을 다시 돌에 꽂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뽑도록 하였다. 수많은 제후들와 기사들이 다시 시도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고 아서는 다시 힘들이지 않고 검을 뽑았다. 그들은 마침내 아서를 새로운 브리튼의 왕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많은 제후들이 16살도 채 안된 소년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을 거부하였고 마침내 반란을 일으켰다. 첫 전투에서 멀린은 아서에게 거의 패배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엑스칼리버를 칼집에서 뽑지 말라고 조언하였다. 전투는 적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마침내 아서는 포위 상태에 이르렀다. 이때 아서는 엑스칼리버를 뽑아 치켜들었다. 엑스칼리버의 칼날에 반사된 눈부신 빛이 적들을 혼란시켰고 그 순간부터 전투는 아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날이 끝나기 전 적들은 마침내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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