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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사이드]① 스마트폰 최고 기술은 애플 '지문인식'… 펜 기능은 "역시 삼성"

풍월 사선암 2014. 1. 7. 10:38

[리뷰 인사이드]스마트폰 최고 기술은 애플 '지문인식'펜 기능은 "역시 삼성"

 

상품이나 서비스 전문가는 1차 소비자다. 전문 분야의 지식과 경험에 기초해 선택하다 보니 일반 소비자보다 소비 실패 확률이 낮다. 전문가 리뷰가 소비자의 선택 기준과 기초 정보로 유용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월 2회 특정 소비재에 대한 전문가 리뷰와 방담에 기초해 기능, 효용, 품질 등 품목간 차이를 비교·평가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담긴다. 음성, 지문, 중력 인식부터 디자인, 사용자 경험(UX), 혁신까지 최신 ICT 성과물들이 스마트폰에서 상용화된다. 그러다 보니 제품간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 업체 한 곳이 혁신기술을 선보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회사 제품에도 구현된다. 한 때 혁신의 대명사로 평가받던 애플의 아이폰은 이제 꽤 쓸만한스마트폰 중 하나에 불과하다.

 

전문가마저 지금 나와 있는 스마트폰은 기술·디자인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차이는 디테일(세부사항)’에 있다. 디테일이 소비자 효용을 결정한다.

 

스마트폰마다 나이, 직업, 취미 등 소비자 특성에 맞는 성능과 효용의 고유 디테일을 갖고 있다. 이에 조선비즈는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4(삼성전자 갤럭시노트애플 아이폰5S·LG전자 G2·팬택 베가 시크릿노트)을 골라 그 디테일한 소비 정보를 얻고자 UX, 혁신, 인문학 전문가에게 리뷰와 분석을 의뢰했다.

 

지문인식, 최고 혁신기술

 

스마트폰 제조업체마다 나름의 생체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홍채 인식센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사용자 행동패턴을 활용한 보안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미래학자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소장은 지문, 홍채, 정맥 등 생체의 인식기능을 능가할 보안 기술은 없다. 스마트폰 제조사마다 비슷한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기술 완성도다. 사용자 편이성이 높고 기술 구현이 탁월해야 소비자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플 아이폰5S의 지문인식 기능. 

 

지문인식은 다른 생체 인식 방법보다 기술 완성도가 높고 이용 방법도 쉽다. 지금까지 개발된 보안 플랫폼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다. 스마트폰 전문가들은 아이폰5S와 베가 시크릿노트에 적용된 지문인식 기능을 현재까지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 기술로 꼽았다.

 

모바일 뱅킹이나 결제는 보안이 생명이다. 보안 불안은 모바일 뱅킹이나 결제의 보급을 막는다. 지문인식은 스마트폰의 보안 수준을 끌어올린다. 분실이나 도난을 당해도 스마트폰에 담긴 개인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지문인식 기술을 모바일 결제 보급을 확산시킬 혁신기술로 전망했다. 김동준 전 삼성전자 가치혁신프로그램센터 파트장은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한 정보통신 환경) 시대에는 모바일 결제의 주도권을 잡는 게 핵심이라며 지문인식은 모바일 결제의 중요한 보안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애플 방식이 유력하다. UX 권위자 조광수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 교수는 구글은 NFC(근거리무선통신)를 통해 모바일 결제 시장을 열고자 했다. 하지만 NFC 시장은 열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열리지 않을 것이다. NFC 리더기 등 시설 확충이 미흡한 탓이다. 이와 달리 애플의 지문인식 기능은 보안성도 높고 방법도 쉬워 상당히 무서운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가 시크릿노트는 보안보다 사생활 보호에 방점을 뒀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앱(메일·메모·메시지 등)시크릿 모드로 설정해두면, 지문 인식을 거쳐야 해당 앱에 접근할 수 있다.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지만 지문 인식률이 떨어져 아쉽다는 평가다. 지문인식 센서가 후면에 있어 지문을 긁기 어렵다는 지적도 받는다.

 

화면 대형화, UX 측면에서는 퇴보

 

대형 화면(5인치 이상)UX 관점에서 퇴보라는 평가가 많았다. 아이폰5S(4인치) 외 나머지 제품의 화면 크기(대각선 길이)5인치가 넘었다. G25.2인치, 갤럭시노트3와 베가 시크릿노트는 각각 5.7인치, 5.9인치다. 김재범 한국디자인학회 부회장(성균관대 경영학과)한 손에 쥘 수 없는 스마트폰은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사용 시 손목에 무리가 가므로 인체공학적으로 부자연스럽다지금 수준의 UX를 작은 사이즈에서 구현하는 것이 최선이다. 삼성 스마트폰은 지나치게 크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는 크면 클수록 깨지기 쉽다. 외부 충격에 노출되는 면적이 넓은 탓이다. 그러다 보니 보호용 케이스 사용자가 많다. 케이스는 사용자 편의성과 고유 디자인의 미학적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면 대형화는 기능 융합(컨버전스) 열풍을 반영한다. 여러 기능을 스마트폰에 집어넣다 보니 화면 대형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혁신 전문가들은 컨버전스의 반대말인 디버전스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고 전망한다. 디버전스란 기기의 불필요한 기능은 줄이고 본래 기능에 충실해진다는 개념이다. 김동준씨는 스마트폰은 각종 기능을 몰아넣는 식으로 진화했다. 덩달아 크기 경쟁도 시작됐다. 이제는 안경형 컴퓨터인 구글 글라스나 손목시계형 아이워치 같은 디버전스 기기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펜 기능은 삼성전자가 최고

 

펜 기능(갤럭시노트베가 시크릿노트 탑재)은 사용자 의도 파악 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폰 하단에 있는 펜을 뽑으면 관련 앱 모음 메뉴가 팝업 형태로 뜬다. 대화면 제품에 적용되는 펜 기능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KAIST) 전자공학과 교수는 기계가 인간의 의도를 정확히 읽는 게 중요하다. 갤럭시노트3에서는 펜을 꺼내면 자연스럽게 노트 모드로 바뀐다. 무언가 쓰고 싶다는 사용자 생각을 읽은 것이다. 홍채나 다른 생체 정보보다 인간 의도를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갤럭시노트3.

 

펜 기능은 갤럭시노트3가 가장 돋보인다. 경쟁사도 삼성전자의 펜 기술을 인정했다. 기술적으로 가장 낫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조정우 팬택 상품기획실 UX 팀장은 펜은 삼성이 가장 좋다. 부품 값도 비싸다. 베가 시크릿노트나 LG 3는 정전식 펜을 쓰는데, 삼성은 감압식이다. 감압식이 실제 필기감에 가깝다. 더 정교한 그림 그리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지훈 소장은 손과 함께 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열어놨다는 측면에서 (펜은) 좋은 기술이라면서도 펜은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펜 기술에 기초한 앱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펜 관련 기능을 추가하면서 되레 UX가 혼란스러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잘 아는 한 IT 전문가는 갤럭시노트1 때는 펜을 꺼내면 메모가 떴다. 펜이 연필 기능을 한 것이다.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쉬웠다. 다음 모델부터 펜을 꺼내면 펜으로 할 수 있는 각종 앱 목록(에어커멘드)이 뜬다. 펜이 컴퓨터 마우스처럼 앱을 실행하는 도구가 됐다. 펜 기능을 흐트러뜨린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후면버튼, 발상은 좋지만 평가 엇갈려

 

LG전자는 전원 버튼을 뒷면에 넣고 그 위아래로 음량조절 키를 배치했다. 옆면 버튼은 아예 없앴다.

 

LG G2의 후면버튼.

 

하지만 LG전자의 후면버튼 기술은 UX 관점에서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후면버튼 방식이 사용자 습관과 배치되는 탓이다. G2 사용자는 통화 중 후면배치 버튼을 검지로 눌러 음량을 조절해야 한다. 조광수 교수는 후면버튼은 손의 운동 방향과 맞지 않는다. 휴대전화를 엄지와 중지로 잡고 통화할 때 보통 검지는 좌우로 이동하는 게 편하고 위아래로 움직이기는 불편하다고 말했다.

 

UX 전문가는 사용자 습관을 바꾸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동준씨도 기능이 좋다고 해도 소비자 행동을 바꾸려는 발상은 좋지 않다. 사용자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UX로 잘 연결시키는 게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진해 LG전자 UX 실장은 후면버튼 디자인은 사용자 행태연구의 산물이다. 통화 시 음량 조절을 할 경우 통화를 최대한 해치지 않게 설계한 것이다. 좌우 버튼을 더듬어 가면서 찾을 필요 없이 직관적 사용성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마다 제품 차별화에 고민하다 보니 스마트폰 기술이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지훈 소장은 과거에는 애플 기술을 따랐으나 지금은 다르다. 특정 기술이 지배할 수 없다. 틈새시장이 열리고 있다. 사용자는 자기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고 있다. 최신 기능이 얼마나 완성도 높게 나오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도움 주신 분>

김대식 카이스트(KAIST) 전자공학과 교수, 김동준 전 삼성전자 가치혁신프로그램센터 파트장(현 이노캐털리스트 대표), 김재범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소장, 조광수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조정우 팬택 상품기획실 UX 팀장, 최진해 LG전자 UX실 실장, 최호섭 IT 전문 칼럼니스트(이상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