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풍월 사선암 2013. 8. 11. 16:52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R.M.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沂禱)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 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히 네가 왔다.

마침 꿈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그리고 은은히, 동화(童話)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들이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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